부동산업계 ‘수수료 생떼’ 울상

고객 업자탓하며 계약파기… 수만원대도 깎아달라 아우성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중개업자들이 중개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고육책을 쓰고 있지만 계약파기 등으로 수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28일 대전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중개업소들은 과잉경쟁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한명의 고객이라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매매 물건을 찾는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또 중개업자들은 수수료 가격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인근 경쟁 중개사무소의 수수료 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부 고객들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초강수를 두는 업소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중개업자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고객들은 ‘계약파기’ 등을 이유로 수수료 지불을 꺼리고 있어 중개업자들의 고충이 늘고 있다. 수수료를 잘못 받거나 수수료 지불을 강력하게 요구할 경우 고객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도 있고 다른 매매 물건조차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중개업자는 최근 오랜만에 찾은 부동산 중개 기회를 통해 매입 희망자에게 집을 소개했다.
이후 중개를 통해 집주인과 매입 희망자간 잔금 지불이 완료되고 계약이 성사될 듯 싶더니 결국 집주인의 생각이 바뀌어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부동산을 사려고 했던 매입 희망자는 원금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았지만 계약 완료시점에서 최종적으로 계약을 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책임을 중개업자에게 돌리며 계약을 맺지 못했기 때문에 수수료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중구 용두동 한 중개업자는 매매 부동산 물건이 보이질 않는 가운데 최근 겨우 방 한 칸을 중개할 수 있었다.
중개 물건이 있다는 기쁨도 잠시 이 중개업자는 중개수수료로 6만원을 받았는데도 4만원을 받아야 한다는 매입자의 주장으로 돈을 돌려줘야만 했다.

이 중개업자는 “사실 법정 수수료를 받기도 힘들다”며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구입하기 전에 인근 5~6곳의 중개업소에 물어보고 수수료가 적게 드는 곳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수수료에 대한 이같은 인식으로 각 중개업소간 수수료 경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중개 업무에 대한 수수료 지불이 당연하다는 것을 주민들이 인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