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맨 처음 작업은 수학의 대상이나 내용 등을 ‘정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는 낱말 뜻을 명확히 해두어야 의사소통에 오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용어들이 거의 외국어 특히 영어로 되어 있으며 그리고 거의 영어 용어 그대로 사용하고 공부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적절한 우리말의 용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굳이 우리말로 조어를 하자면 할 수도 있다. 만약 수학이란 학문이 우리나라에서 발전되어 다른 나라로 전해졌다면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수학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현대 학문은 서구에서 발전되고 체계화되었기에 그들이 확립한 이론 체계의 내용이나 여기에 사용되는 언어들이 영어인 것이 많다. 비단 학문만이 아니라 문명화 되는 과정에서도 선진 문명의 호칭이나 말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근대 문명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과정은 크게 두 갈래 길이었다. 북방의 청나라를 통하여 유입된 북방 경유 서구문명 유입이 하나요, 또 하나는 일본을 거쳐 바다를 건너온 남방 경유 서구문명 유입이 그 하나이다. 청나라 문물이나 혹은 이 나라를 거쳐 들어온 문물의 이름은 대개 그 앞에 청(淸)이나 호(胡)라는 수식어가 붙어있고 바다건너 들어온 문물의 이름은 바다를 건너 왔다하여 양(洋)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전자의 예는 먹거리로 청국장이나 청요리가 있으며 기계류로는 벼 타작하는 호롱기 등을 예로 들수 있다. 호나라를 거쳐 들어온 새로운 농기계라는 뜻이다. 바다건너 들어온 것으로는 양복, 양말, 양동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특히 일본은 일찍이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열을 올렸고 발달된 서구의 문명에 감동했다. 그 문명의 산물들에 대해 본래의 일본어가 있을 리 만무한 그들은 서구식 호칭을 약간 일본화 하여 그대로 받아들였다.
불행하게도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이 땅에는 지금도 일본말의 잔재가 수없이 남아 있다. 특별히 일인들이 사용하던 영어도 아니고 순수 일어도 아닌 많은 용어들이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져왔고 그런 국적 불분명한 용어들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전거 바퀴 살이 모여진 중심을 허브라하는데 영어의 hub에서 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중심축을 허브라하기도 한다. 노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인천 송도지역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 금융의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큰소리치던 생각이 난다. 그의 재임 4년째인 지금 그 공약은 온데간데가 없고, 오히려 경제만 어려워졌다.
때늦은 바 있으나 집권 여당에서 서민경제 살리기 ‘아젠다’를 설정하였다 한다. 떠들썩한 이런저런 영어식 구호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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