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에 대한 보고서
아카데미 최우수다큐 선정
오늘 대전 아트시네마 개봉
다큐멘터리의 미덕은 우리가
리얼리티가 주는 감동은 픽션이 주는 그것과는 격이 다르다. 절절하다. 삶은 때로 픽션보다 훨씬 극적이다.
‘꿈꾸는 카메라’는 부제 ‘사창가에서 태어나’가 설명하는 것처럼 인도 캘커타 홍등가를 비춘다. 하지만 그 곳에서 살아가는 성매매 여성들이 아니라 그 곳에서 태어나 커 가는 아이들에게 주목한다.
엄마가 ‘커튼을 닫고’ 손님을 받을 때면 옥상에 올라가 노는 것이 평범한 일상인 아이들이다. 학교 근처에는 얼씬도 못했으며, 여자아이들은 열 살이 되면 ‘일’을 하는 걸 당연히 여긴다.
그러나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당연한 일처럼 이 곳 아이들의 마음에도 꿈이 자란다. 수치트라 고르 추지 아비짓 등 실명으로 등장하는 아이들은 의사가 되고 싶고 예쁜 리본을 매고 싶어한다. 미국 사진작가 자나 브리스키는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쥐어 준다. 아이들이 찍어온 사진에는 집창촌의 속살이 고스란히 담겼다.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한 자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 한다.
사진 전시회를 열고 경매에도 내보내 기금을 확보하지만 갈 길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집창촌 출신의 아이들을 받아 줄 학교도 없을 뿐더러 아이들은 출생신고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 부모들은 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한 편의 영화로 세상이 바뀌진 않는다.
성매매 여성들의 가난이 대를 이어 물림 되는 현재에 대한 보고서이자, 그 곳에서 자라며 꿈을 꾸는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기도다. 긴 설명이 뭐가 필요하랴. 아이들의 선명한 눈망울만으로 가슴을 강하게 두드린다.
정직한 태도, 생생한 현장에 완성도까지 갖춘 이 다큐멘터리 명품은 아카데미 최우수다큐멘터리상과 선댄스 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수상했다. 대전아트시네마,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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