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 지는 것’으로만 자신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을 느낀 사람들은 마침내 새로운 ‘액세서리’로 속옥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동안 몸의 치부를 가리고 보호하며 청결을 위한 목적으로 입었던 속옷은, 속옷에도 자신만의 개성을 담고자 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맞게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골라입는 재미가 있다= 그물, 야광, 황토, 비닐, 가죽, 자석, 부적…. 위 단어들의 공통점은? 바로 시중에 나와있는 속옷의 종류라는 것이다. 기존의 흰색이나 베이지색 같은 단색계열의 속옷들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져 가는 추세다. 속옷가게에서도 평범한 속옷들을 찾기가 어렵다. 화려한 색상과 프린트는 기본이고 리본, 레이스, 크리스털, 메탈, 비즈등의 장식이 달린 각양 각색의 속옷들이 속옷 가게를 점령해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고 있다.
속옷의 변신은 단순히 색상과 디자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향기가 나는 ‘향기 팬티’, 어둠 속에서 빛이 나는 ‘야광 팬티’,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자석팬티’, ‘온도변화 팬티’등 속옷에 새로운 기능을 접목시킨 톡톡튀는 아이디어 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당당하게 드러내자= 오랫동안 속옷은 이름 그대로 ‘속안에 받쳐 입는 옷’, 보여져서는 안 되는 ‘감춰야 하는 옷’으로 인식돼 왔다. 그래서 겉옷 위로 속옷의 어깨끈이 보인다거나 바지위로 속옷이 나오면 단정치 못하고 칠칠맞은 사람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란제리 룩(브래지어나 캐미솔, 슬립등 속옷을 활용해 겉옷과 조화를 이루어 스타일을 연출 하는 것)은 겉옷과 속옷의 경계선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제 더 이상 속옷은 감춰야 하는 옷이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골반 룩이라 불리는 로라이즈 진은 허리와 골반을 드러내고 팬티 일부분을 노출하도록 디자인 돼 있다.
목이나 어깨 부분이 파인 옷이 유행함에 따라 어깨끈에 구슬 장식등으로 포인트를 준 속옷들도 많이 등장했다. 기존의 속옷에 어깨끈만 바꿔 달 수 있는 패션어깨끈도 별도로 판매한다. 이제 사람들은 속옷을 입을 때도 겉옷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보여주기 위해’ 속옷을 입는다.
▲속옷도 브랜드 시대= 패션이나 멋을 위해 일부러 속옷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헬스장등의 피트니스 시설이나 찜질방등이 보편화 되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속옷을 보여줘야만 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자연스레 ‘어떤’ 속옷을 입느냐와 함께 ‘어디의’ 속옷을 입느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속옷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이 된 것이다.
그래서 요즘의 속옷들을 보면 보이는 부분에 브랜드의 로고를 크게 써 놓거나 어디 브랜드인지를 한 눈에 알 수 있게끔 디자인 돼 있는 제품들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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