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간, 계층간, 세대간, 남녀간 균형발전을 통한 민주주의 실천의 원년으로 만들고자 했던 희망은 세찬 바람에 휩쓸려가 버렸다.
공약이나 정책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지역에서 함께 풀어내야 할 문제들이 공론화 되어지지 않는 정치현장은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만다. 많은 사람이 만나고 서로 교통하면서 지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정치화 해낼 때 생활의 정치가 시작되고, 우리네 삶의 조건들을 스스로 바꿔가는 노력들이 지속될 때 정치를 통한 삶의 질 개선도 가능해 진다.
생활의 중심지이며, 참여와 자치를 실현하는 뿌리가 되는 곳이 지역이고, 우리의 활동은 바로 지역의 생활자로서 우리의 일상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된다.
지역에 대한 관심은 자신이 살고 있는 생활의 현장에서 비롯된다. 쉬고 잠자는 공간, 그리고 이웃과 소통하는 공간으로서 지역은 단지 행정적 구간으로 의미를 넘어선 사회적 행위의 소통의 장으로 기능한다. 생활의 현장에서, 지역의 주인으로 불려지는 여성들은 그래서 더욱 할 일이 많다.
자신을 돌보고 가꾸며 살림의 주체로서 사랑과 협동을 통해 민주적으로 가정을 꾸려야 하고, 배타적인 모성애, 이기적인 가족애에서 벗어나 사회 전체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진정한 인간교육, 깨끗한 자연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직장과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온갖 차별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야 한다.
거기다가 사회주부라면 자신의 능력과 취향에 따라 나라의 민주화, 평등화에 기여하는 시민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민주정치의 주역으로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지방자치는 지역에 기반을 둔 생활정치의 영역으로, 지방의회가 다루는 과제는 지역이 생활거점인 여성들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관점은 여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끄는 기반이 된다.
그동안 여성들은 지방의회를 방청했고, 속기록을 분석해 무능한 의원과 문제 많은 정책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으며, 지방자치의 적극적인 개입을 위해 예산과 정책을 분석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그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지방의회와 지방정부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였고, 적극적으로 후보를 발굴하여 지방의회에 의원을 배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휘몰아치는 광풍의 지방정치 파행구조는 역량 있는 여성들이 지역에서 활동을 통해 살림의 주체로 자리매김 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주민들이, 특히 생활현장에서 주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이 지방권력 감시에 나서야 한다. 지방정치의 파행은 바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피폐화 시키고 지역발전과 양성평등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주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메커니즘인 주민소환제와 주민참여 예산제의 제도적 정착을 위해서도 지역주민과 여성들이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진정으로 지방권력을 책임진 민의의 대변자들은 제시했던 많은 공약들을 지속가능하고 구체적인 이행계획 안에서 착실히 추진해 나가고,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지역의 진정한 일꾼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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