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단속 두려워 치료 꿈도못꿔
동료의사 10명과 일요일마다 청진기
아디씨 “외로운 한국생활 힘이 절로”
“외국인 노동자, 그들의 몸뿐만 아니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 소장인 신현정씨(46)는 대전 한일병원 가정의학과장으로 지난해 1월부터 이 곳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돌봐왔다.
신 소장은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노동자는 의료혜택을 받는 데 별 어려움이 없으나 불법 체류자들은 의료서비스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들의 의료혜택을 위해 이 곳에서 일을 시작했다”며 무료봉사 이유를 밝혔다.
신 소장은 마음이 맞는 동료의사 10여명과 함께 매주 일요일마다 무료진료소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청진기를 잡고있다.
그는 “불법체류자들은 몸이 아파도 단속에 적발될까 두려워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얼마 전 알게 된 동남아시아 친구도 이러한 점을 걱정했지만 서로의 마음을 풀고 나니 정겨운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신 소장이 언급한 사람은 인도네시아 출신 아디씨(25·Adi)씨로 지난 2004년 8월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한국에 들어와 지금은 대전 대덕구 모 철강회사에서 생산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타국에서 생활하다가 가슴 섬뜩한 일을 당했다.
지난달 회사에서 기계를 다루다가 오른쪽 검지손가락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는데 당시 한국에 아는 사람도 없어 이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난감했던 것. 그러던 중 아디씨는 외국인 노동자 동료들의 입 소문을 듣고 신 소장이 봉사하고 있는 외국인 무료진료소를 찾았으며 자신에게 친구처럼 대해주는 신 소장을 만나 한국생활에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그 때 신 소장님과 의사 분들이 치료를 잘 해주어서 상처부위가 깨끗이 낫다”며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에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토대로 내년 8월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자동차 정비 회사를 차릴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 소장은 “대전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모두 다 같은 대전시민으로 우리가 보듬어야 할 한 가족이다”고 아디씨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