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한남대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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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한남대 폭력’

<기자수첩>

  • 승인 2006-06-15 00:00
  • 김재수 문화체육부김재수 문화체육부
그제
▲김재수 문화체육부
▲김재수 문화체육부
밤 펼쳐진 ‘한국-토고전’은 국민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요즘 축구는 국민들에게 그 무엇도 대신하기 어려운 청량제다. 그러면서 축구 선수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

월드컵을 개최하거나 좋은 성적을 올리면 그 나라와 그 국민에 대한 이미지 제고 효과는 돈으로 따지기도 힘들다. 축구가 우리에게 주는 이득은 엄청나다.

그런데 우리지역의 한 대학에서는 이 축구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한남대다. 한남대 축구부가 해체된다는 일부 보도를 접하고 학부모 수십 명이 대학 총장실문과 이사장실문을 방화 도끼로 부수고, 총장실을 6시간 동안이나 점거하는 이른바 ‘도끼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축구부해체 여부의 문제, 현 감독의 신분유지, 체육부의 총장 직속기구화, 체육부장 해임, 축구부 학생들의 처우 개선 등이 학부모들의 요구였던 것을 보면 축구부 운영 또는 존폐에 대해 선수들이나 학부모들이 학교측에 대해 의구심이나 큰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해결책으로 폭력, 더구나 도끼로 총장실을 부수고 점거하는 폭력이 대학에서 일어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명분이 아무리 정당하고 목표가 아무리 좋더라도 대학 총장실이 학부형이 휘두르는 도끼에 의해 점거된다면 그 순간 축구는 물론이요, 대학의 어떤 역할도 할 수 없게 된다.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하고 심각한 것인지를 그들 스스로 흥분한 상태에서 미처 몰랐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도끼 점거’는 학교 기능을 마비시키는 중대한 폭력이다.

학부모들의 폭력은 어떤 명분으로도 변호받을 수 없지만 그들이 요구한 내용이 무엇인지는 분명하게 짚어야 한다. 학교측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분명하게 가려야 된다. 폭력 건에 대해서는 엄하게 대처하되 축구부 운영 문제에 대해서도 대학 구성원들은 물론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해답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구성원간 갈등을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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