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추부면 159억 잃어
상습 침수지 대피처 익혀야
기상청-방재청 ‘공조 강화’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옛말이 있다.
기상학자 사이에서도 이 말은 종종 회자되곤 하는 데 이들에게 ‘소나기’는 말 그대로 ‘비가 많이 오는 현상’ 즉, 집중호우를 말한다.
따라서 기상학자들은 집중호우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 말을 자주 쓴다.
집중호우는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현상으로 보통 1시간에 30㎜ 이상이거나, 하루 80㎜ 이상의 비가 내릴 때를 말한다.
집중호우 발생빈도는 과거에 비해 최근 들어 증가현상이 뚜렷하다. 실제 1969년부터 2003년까지 34년 간 기상자료를 살펴보면 대전지역에 하루 80㎜이상 비가 내린 일수는 1년 평균 2.1일로 나타났다.
그러나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최근 10년 동안만 따져보면 1년 평균 2.8일로 0.7일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대전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비슷하다. 충북 청주는 1967년부터 2003년까지 집중호우일수가 1.9일이었지만 최근 10년 간 2.4일로 0.5일 증가했다. 경기도 인천과 수원의 경우도 각각 2.5일과 2.4일에서 최근 3.1일과 3.0일로 증가했다.
집중호우 증가에 따른 대전 충청권의 재산피해는 극심하다.
2003년 7월 25일 오전 충남 내륙지방인 금산 추부면에 142.0㎜, 부리면 96㎜의 호우가 집중됐다.
특히 추부에는 이날 오전 6~7시 42.0㎜, 7~8시 94.0㎜의 큰비가 내려 하천이 범람하고 가옥 및 농경지가 침수돼 사망 1명, 부상 5명, 이재민 248명이 발생했으며, 재산피해만도 159억원에 달했다.
같은 해 7월 17일, 금산에 221㎜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우리나라 연 강수량이 1200~1500㎜인 점을 감안하면 연 강수량의 6분의 1이 하루동안 집중된 것이다.
2005년 9월 17일부터 이틀 간 충남 서해안과 충북 내륙 지방에 120~250㎜의 호우가 내려 집중호우 시 발생하는 천둥번개도 위험하기는 매 한가지.
2005년 8월 17일, 밤 11시쯤에는 충북 충주시 한 양로원에 낙뢰가 떨어지면서 불이 나 2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청원군 덕촌리에서는 농약을 뿌리던 농부 1명이 낙뢰를 맞아 숨졌다.
기상청은 집중호우 및 천둥번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관측 시스템(AWS) 등 기상관측 시스템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정확한 기상정보를 전달하고 긴급상황 전파를 위해 소방방재청과 방재대책 토의를 늘리는 등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상습침수 지역이나 야영지의 시민들은 대피장소를 숙지하고 비상연락망을 확보해야 하며 농촌과 어촌에서는 배수로 및 축대, 어선 정비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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