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온.그루지의 시미즈감독 ‘환생’ 기대작
8월말까지 10여편 … ‘서늘한 여름’ 예고
공포영화 시즌이 열렸다. 계절이나 시즌을 가리지 않는 게 요즘 영화의 추세이긴 하지만 공포영화는 역시 여름에 봐야 제 맛이 난다. 이번 주부터 여름이 끝나는 8월까지 예정된 공포영화는 10여편. 우리 영화로는 29일로 예정된 ‘아랑’이 가장 먼저다. 그 때까지는 할리우드와 일본산 공포영화가 극장가를 맡게 된다. 뜨거운 여름을 예고한 6월 첫 주. ‘오멘’과 ‘더 포그’, 일본영화 ‘환생’이 서늘한 공포의 세계로 안내한다.
■오멘 <주연:사우드 D 패트릭>
짐승의 숫자 666이 머리에 새겨진 악마의 아이를 모르는 영화팬이 있을까. 그레고리 펙이 주연을 맡았던 76년작
6월 6일 오전 6시, 로마의 한 병원. 자신의 아이가 사산됐다는
널리 알려진 작품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게 장점이자 약점. 내용이 거의 같다 보니 전작을 이미 본 사람들에겐 호기심이 떨어진다. 달라진 점은 테러리즘과 기온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종말의 전조로 등장한다는 정도. ‘오멘’이 탄생하는 데 직접적 영향을 주었던 영화 ‘악마의 씨’(68년)의 히로인 미아 패로가 유모로 출연한다. 고전 영화 팬들에겐 반가운 선물이 될 듯. 18세 관람가.
■환생 <주연:유나, 시나 깃페이>
‘주온’시리즈와 ‘그루지’ 등으로 단박에 ‘심령 호러’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신작. 이불 속에서 스물스물 고개를 내미는 시커먼 귀신 등 섬뜩한 영상에 집중했던 지금까지의 스타일과 달리 미스터리적 요소를 강화했다.
사후세계를 연구할 목적으로 자신의 가족을 비롯해 11명을 살해한 교수가 있었다. 마츠무라 감독은 35년전 사건을 영화로 옮기려 한다. 딸 역을 맡은 나기사는 환영에 시달린다.
시미즈 감독은 공포는 어둠에 있다고 말해왔다. 어둠 속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확인할 수 없는 데서 공포가 생긴다는 것. ‘환생’은 전생에서 불안과 공포를 불러낸다. 자신도 모르는 끔찍한 전생이 지금의 삶을 휘젓는다는 건 사실 공포스럽다.
‘링’으로 유명한 음악감독 가와이 겐지가 음악을 보탰다.
11명이 죽었는데 12명이 살아났다. 그 한 명은 과연 누굴까. 그게 키포인트다. 18세 관람가.
■더 포그 <주연:톰 웰링, 매기 그레이스>
‘환생’을 서양식 논법으로 풀면 ‘더 포그’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짙은 안개도 공포스럽긴 어둠에 못잖다. 끔찍한 과거가 현재를 휘젓는다는 컨셉트 도 비슷하다. 다른 건 이번엔 복수라는 점 정도.
작은 어촌을 뒤덮는 짙은 안개. 안개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엘리자베스는 보트하우스에서 마을을 처음 만든 사람이 쓴 일기장을 발견한다.
공포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존 카펜터 감독이 제작자로 변신해 자신이 만든 80년작을 리메이크했다. 보이는 대로만 볼 게 아니라 미국 역사의 텍스트로 보면 흥미롭다. 누군가의 피를 딛고 평화와 부(富)를 축적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보라는 거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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