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눈물 반세기 신화창조

땀과 눈물 반세기 신화창조

1954년 첫 본선무대 ‘참패’… 2002년 경기마다 V로 ‘4강’

  • 승인 2006-06-08 00:00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다시보는 월드컵 도전사


58년 신청서류 분실 신청도 못해
62∼82년 예선탈락 잇단 ‘고배
86년 박창선 월드컵 사상 ‘첫골’
94년 최종예
선서 ‘도하의 기적’



한국축구는 통산 7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아시아의 맹주다.
더욱이 지난 2002 월드컵에서는 4위를 차지하며 역대 아시아 국가중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처음 발을 내디딘 것은 제 5회 스위스 월드컵(1954)이었으며, 당시 한국은 지역 예선에서 일본인을 한국 땅에 들일 수 없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1,2차전 모두 일본에서 치렀다.

당시 대표 팀 선수들은 일본에 지느니 현해탄에 빠져 죽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해 1승1무(5-1,2-2)를 거두며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세계의 벽은 높았다. 터키와 헝가리에 가각 0-7과 0-9의 참패를 당하며 물러서야 했다.

이후 1958년 스웨덴 대회 때는 축구협회가 월드컵 공문을 책상속에 잠자게하는 행정 처리 미숙으로 대회 신청 기한을 넘기는 바람에 예선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1962년 칠레 대회때는 일본을 누르고 최종 예선에 진출했지만 유고에 완패하면서 고배를 마셨고,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는 아시아 최강 북한과 만나는 것을 꺼려 예선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은 1970년 멕시코 대회에서 일본, 호주 등을 상대로 선전했으나 호주에 1무1패를 거두면서 출전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호주와의 악연은 1974년 서독 대회 예선에서 맞붙어 다시 한 번 무릎을 꿇었으며,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역시 최종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1982년 스페인 대회 때는 극심한 편파판정 속에서 쿠웨이트에 0-2로 패하며 최종 예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처럼 오랫동안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던 한국은 마침내 1986년 멕시코 대회 때 32년 만에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본선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1-3으로 패했지만 박창선이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골을 터뜨렸고, 두 번째 경기인 불가리아전에서는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인 이탈리아전에서는 아쉽게 패배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국, 북한 등을 상대로 3승2무를 기록하며 여유 있게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하지만 본선에서의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에 0-1로 아깝게 패한 후 두 번째 경기인 스페인전에서는 미첼에게 첫 골을 내준 뒤 황보관이 캐넌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미첼에게 연이어 두 골을 내주면서 헤트트릭을 허용, 결국 1-3으로 완패했다. 마지막 벨기에와의 경기에서도 0-2로 패배한 한국은 3전 전패로 고국 행 비행기에 올랐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최종 예선은 도하의 기적으로 유명하다. 당시 김호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이 최소 무승부만 거둬도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열린 경기에서 한국이 북한을 3-0으로 누른 사이, 일본이 종료직전 이라크에 골을 내주면서 한국이 기적적으로 미국행 티켓을 얻어냈다.

첫 경기인 스페인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고, 두 번째 경기에서도 볼리비아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독일전에서 전반에만 내리 세 골을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황선홍과 홍명보가 한 골씩을 터뜨렸지만 추가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 팀은 일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UAE등 을 상대로 최종 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당시 일본 원정에서 0-1로 끌려가다 후반 38분과 41분, 각각 최용수와 이민성의 골로 역전승한 ‘도쿄대첩’은 역사에 회자될 만한 명승부였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본선에서 한국은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다시 한 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월드컵에서 한국은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성적을 일궈냈다.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월드컵 첫 승을 이뤄냈으며 미국전 무승부를 거쳐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격파하며 조 1위로 국민적 염원이었던 16강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서 설기현의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후반 안정환의 황금같은 골로 8강에 진출하고, 8강전에서는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이운재의 선방에 힘입어 역대 아시아 국가중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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