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꿈과 자유로운 영혼(靈魂)을 지닌 아이들을 일깨워서, 모두 백화난만(百花爛漫)하는 동량으로 키우는 사명감으로 충만해야 했건만 그렇지 못해 참으로 부끄럽다.
얼마 전 ‘홀런드 오퍼스(Mr. Holland’s Opus)’라는 좋은 영화를 한 편 보았다. ‘홀런드 오퍼스’라는 음악교사의 교직생활을 그린 영화인데, 훌륭한 교사의 역할과 자세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되돌아 보게 끔 하는 영화였다.
홀런드 오퍼스 선생님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작곡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얻기 위해 교사가 된다. 그런데 학교생활은 엄청 바쁘고, 구제불능의 아이들에게 실망한다. 그는 교직생활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지만, 아내의 임신 때문에 발목이 붙잡힌다.
아이들과 학교생활에 실망한 홀런드 선생에게 교장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선생님! 교육은 아이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일이지요. 선생님이란 존재는 아이들에게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서 등대를 찾도록 하는 나침반과 같은 존재이지요. 힘을 내세요!”
이 말은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홀런드 선생에게 섬광(閃光)처럼 박히는 깨우침의 말이 되었다. 이후 그는 학생들과의 만남을 재미있고 의미있는 만남으로 만들기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이 영화가 주는 시사점은 크다. 오늘날 학교현장에서 학생간, 교사와 학생간의 고민이나 갈등이 해소되는 길은 상대에 대한 ‘열린 마음’과 ‘소통과 이해’의 정신으로부터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잠재능력과 가소성이 뛰어난 학생들은 대체로 교사가 칭찬하고 격려하는 대로 그 소질과 적성을 키워가는 존재라는 점이다.
학생과의 인간적 소통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교실 안의 가르침은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배우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없고 공허한 울림뿐이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관계맺기를 시작하면서 갈등도 시작되고 고통도 시작되지만, 그러한 갈등과 고통 없이는 가르침의 기쁨 또한 없을 것이다.
홀런드 선생은 비록 말썽 많은 학생이라도 그가 지닌 음악적 재능과 소질을 눈여겨보고 칭찬과 격려를 하면 후일에 그 아이가 유명한 음악가가 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재능있는 학생에 대한 교사의 열정적 기대감의 표출 혹은 피그말리온 효과때문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홀런드의 이러한 인간적인 면 등을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 교사 역시 적당히 속물적이고 나약한 존재이지만, 결국 삶의 의미를 깨닫고 성장하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한 인간일 따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점에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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