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한나라당이 좋아서 또는 잘해서 표가 간 것이 아니라 열린 우리당이 잘못해서, 미워서 그냥 2번을 죽 찍은 사람이 많다는 의견이다.
이 결과를 놓고 대통령이 지난 2일 각 부처 정책홍보관들이 참석한 토론회에서 “한두번 선거로 국가가 잘되고 못되는 것은 아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발언을 했다고 하니 이는 현실을 정확히 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든다. 말없는 한 표 한 표의 민심이 만들어 놓은 선거 결과를 보라.
광역단체장 12대 1, 서울 구청장 당선자 전원 한나라당 소속 등등. 사실 이번 선거는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열린 우리당이 미워서가 아니라 현 정부의 여러 가지 정치, 경제, 부동산, 세금 등등의 정책이 싫어서 민심이 이반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여당 및 정부 관계자들은 좀 더 겸허히 선거결과를 받아들이고 심사숙고해야 하리라 생각한다.
지금 많은 지방자치 단체장 및 의회의원 당선자들은 무척 기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낙선의 고배를 마신 분들은 다소 낙담을 하고 실망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역사의 수레바퀴는 한 번의 선거로 모든 것을 안겨주지도 않으며, 한 번의 선거로 모든 것을 빼앗아 가지도 않는 것을 우리는 안다.
바로 전 선거에 당선되었다가 처참하게 낙선의 고배를 마시는 이가 있는가 하면, 전 선거에 낙선이 되었지만 이번 선거에 당당히 당선이 되어 두 배 세 배의 기쁨을 만끽하는 이도 있는 것이다. 선거!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며, 끝까지 초심처럼 일해야 한다. 다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 해 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 중임제의 필요성을 느껴보았다.
5년 단임제는 대통령에 대한 심판의 기회가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정책을 강행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본인도 4년 임기를 하고는 다시 대권을 연장하려면 임기동안 국민의 신임을 얻어야 하므로 국민의 뜻을 항상 살피게 되고, 여론을 좀 더 무겁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단임으로 끝나는 것이고, 잘하면 중임을 하여 국민의 신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과거 군사독제에서 장기집권에 이물이 난 국민들이 5년 단임제를 선택했었다. 그래서 평화적인 정권교체도 실현시켰다.
그러나 이 또한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으므로 대통령 중임제를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 정권교체에 여러번 경험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제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 독재나 장기집권 등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성숙된 분위기에서 좀 더 나은 제도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했든 어쨌든 지방선거는 끝났다. 다 잘 살아 보자고 하는 것인 만큼 선거로 갈린 민심을 속히 추스르고, 또 선거 때 나타난 민심의 방향을 잘 헤아려 정책에 반영을 하여야 할 것이다. 링컨 미국대통령이 말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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