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오만과 편견, 겸손과 이해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전문가의 오만과 편견, 겸손과 이해

<사이언스 칼럼>

  • 승인 2006-06-06 00:00
  • 하정수 한전 전력연구원하정수 한전 전력연구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가 ? 10년이라고 한다. 공병호박사가 최근에 저술한 책‘명품인생을 만드는 10년의 법칙’에서 이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어떤 특별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정교한 훈련을 최소한 10년 정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0년의 법칙은 연구개발 분야의 전문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뛰어난 엔지니어로 실력을 자랑하는 일, 훌륭한 작가나 음악가로 두각을 나타내는 일, 세일즈 업계에서 성공을 거두는 일, 유명한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누리는 일 등 모든 분야에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한 분야에 10년 이상 집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본인의 남다른 열정과 함께 무엇보다도 의지력과 집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10년 이상을 한 분야에 정진하는 데에는 수많은 유혹과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러한 유혹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처절한 집중력과 끊임없는 훈련이 동반되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단거리 달리기 선수가 아니라 마라톤 선수로서의 자세가 필요하다. 인내와 절제가 수반된 지속적인 열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이루어가는 전문가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오만과 편견’이다.

자신이 이뤄낸 성과와 성취로 인하여 다른 전문가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의 것을 최고로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흔히 갖는 오만인 것이다. 또 하나의 함정은 편견이다. 다른 사람들의 성과는 아주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린다. 본인의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대의 기술시장을 이끌어가는 정보기술(IT) 이후에 찾아 올 거대한 미래사회의 트렌드는 정보기술과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등이 융합된 퓨전기술(Fusion Technology)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융합의 시대에 필요한 전문가의 자세는 무엇인가 ? ‘오만과 편견’이 아닌 ‘겸손과 이해’라고 생각한다.

진실한 전문가의 ‘겸손’은 최고의 실력과 함께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도 아직도 모르는 것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겸손은 ‘확고하나 거만하지 않으며 조용하나 무언은 아니며 강하나 거칠지 않은 것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또 다른 덕목인 ‘이해’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가능하다. 주위의 모든 것을 ‘내 것’과 ‘네 것’으로 갈라놓고 ‘내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요즘 세태다. ‘네 것’은 오직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세상을 향하여 성경은 ‘서로 사랑하라’고 말하고 있다.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기술은 융합의 시대로 가는데 사회는 양극화로 가고 있다. 다양한 기술은 하나로 합쳐지고 녹아들어 또 다른 기술로 재창조되는데, 사회는 다른 분야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불신의 골이 날로 깊어가고 있다. 이러한 세상에 우리 모두가 갖추어야 할 자세가 바로 ‘겸손과 이해’다. 특별히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동력을 창출해내야 하는 과학기술계의 전문가들은 물론 사회 지도층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세다.

사소한 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사사로운 감정을 떨구어 내고 주변과 함께 자신의 분야에 정진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내일을 위하여 이상을 높이 품고 계획을 세우며 가치있는 일에 투자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하여는 주도적이고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노력과 함께 주변에 대하여는 겸손과 이해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진정한 전문가가 많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그렇게 되면 우리들의 높은 기술력으로 인하여 행복하고 풍요로운 세상이 우리 눈 앞에 다가올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