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균 대전문화예술의전당 홍보팀장 |
어느 것이 더 우선인지에 대한 공방이 있겠지만 지역예술가들의 수준과 활동에 대한 문제점도 빠트릴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지역의 예술가들이 펼치는 공연뿐만 아니라 외국이나 서울에서 유치되는 수준 높은 공연들도 장르를 망라하지 않고 흥행에 실패한 것을 보면 지역예술가들에 대한 화살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다고 본다.
대전보다 인구가 적은 인근의 소도시에서도 성공하는 공연들이 대전에만 오면 실패를 했다. 대전이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받게 된 것은 첫째로 유입된 인구가 많아 응집력이 떨어진다는 점과, 둘째로 수도와 인접해 있어 의지하려고만 했지 자생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예술가들이 작품을 마음 놓고 펼칠 수 있는 전문공연장이 없었다는 것도 이유로 들 수 있다.
이것은 6대광역시 중 맨 마지막으로 전문 공연장인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 개관한 것을 보면 증명이 된다. 그러나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 했나. 대전은 지금 대한민국 문화 중심도시로 우뚝서있다. 아직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 산재해 있고 일부 거품이 존재한다 해도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이런 평가는 시내권보다 서울을 비롯한 타 시도에서 더욱 큰 목소리로 흘러나오고 있다. 세계 유수의 아티스트들이나 기획사들이 대전을 지방공연1순위로 두고 있고, 웬만한 공연은 서울과 대전을 찍고 돌아가는 것이 보통이 되어 있다. 한마디로 짧은 기간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부신 도약을 한 것이다.
오랜 기간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해온 지역예술가나 문화정책가들의 노력이 없었으면 지금에 이르지도 못했을 것이다. 혹자는 전당의 재정자립도와 관객수, 특정계층의 향유물을 운운하며 지금의 이런 현상을 우려하기도 한다. 많은 예술가들과 문화정책가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을때 관망하던 사람들이 이제서 경제적인 논리와 잣대를 들이대곤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한다.
필자는 20여년 동안 공연계 일선에 있었다. 사재를 털어 공연을 만드는 예술가들, 적자를 감수하며 공연을 기획하는 기획자들, 평소 문화에는 관심 없는 지역 언론사와 정책가들, 관객이 없어서 가슴 졸였지만 행복해하는 관객들을 보며 사명감을 가졌던 사람들을 봐왔다. 과연 어느 누가 진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가?
한명의 관객이 행복해함으로 해서 그 가족과 후세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문화발전인 것을, 그런 세월 속에 난 무엇을 했는지, 관망자였는지 동참자였는지를 생각해보고 미래의비전을 위해 바른 방향을 설정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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