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식 국립대전현충원장 |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생명을 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그 분들의 충의와 위훈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현충원에는 유가족들은 물론 묘소를 돌보는 어린 학생들로 분주하다.
매년 6월이면 유가족들이 영령께 바친 꽃 내음이 경내를 가득 채우고 진혼나팔소리가 끊이지 않아 현충일 의미를 되새기는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더욱 더 높아가는 느낌이다.
특히 올해 6월의 의미는 호국보훈의 달인 동시에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월드컵이 있는 그러한 축제의 달이기도 하여, 우리선수들에 대한 응원을 통해 지난 한일 월드컵의 감동을 재현하고자 하는 애국심으로 온 국민이 결집할 것으로 생각 된다.
대전현충원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 올 현충일 분위기 조성에 동참하고자 호국보훈의 달 첫날인 1일 오후 1시 30분 원내 현충문에서 호국영령께 바치는 영령 음악회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를 개최했다.
이번 음악회는 대전현충원 창설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문화행사이며 영령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 중 처음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하겠다.
행사 1부에서는 일반관객없이 시립합창단이 현충원에 봉안돼 있는 4만 1000명의 영령과 현충원 묘역에 안장돼 있는 3만 5000명의 호국영령을 위해 음악을 선사했다.
2부에는 시민들과 함께 공개음악회 형식으로 시립합창단과 육군 군악대가 하모니를 이뤄 시민 화합잔치가 펼쳐졌다.
그러나 한 번쯤 주변을 둘러본다면 우리 곁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분들이 너무나 많으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만들어 낸 소중한 결실임을 가슴깊이 간직해야 한다.
민족상잔의 6·25뿐만 아니라 젊음을 다 피워보지도 못한 채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두고 장렬히 전사한 서해교전 장병들의 4주기가 바로 올해 6월이 아니던가! 아직도 이름 모를 산골짜기에는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한 분의 유골이 잠들어 있으며, 현충원에는 어느 분인지 알 수 없는 무명용사의 유골이 봉안되어 있고 유골조차 발견되지 아니한 전사자들은 위패로 모셔져 유가족과 참배객들에게 6·25의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아픔이 남아서인지 매년 현충일에는 전국에서 유가족과 참배객들이 이 곳 대전현충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전현충원은 현충일인 6일 당일 오전 9시 55분부터 현충원 앞 광장에서 ‘제51회 현충일 추념식’을 거행한다.
매년 맞이하는 추념식이지만 앞서 열거한 이유 때문에 올해 열리는 추념식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이날 행사는 유족 및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대전·충남 주요기관·단체 및 정당대표, 각계대표 공무원, 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하며 조국과 민족을 위해 산화하신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명복을 빈다.
9시 55분에 개식선언과 국기에 대한 경례에 이어 정각 10시에 전국에 울리는 사이렌소리와 경내에서 발사되는 21발의 조포에 맞추어 1분 동안 묵념을 올린 다음 헌화·분향, 추념사, 헌시 낭송, 현충일의 노래 제창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대전현충원은 추념식에 참가하는 유가족의 편의를 위해 고속터미널, 역에서 국립대전현충원까지 수송버스를 운행 할 계획이다.
모쪼록 유가족이 좀 더 엄숙하고 정결한 분위기에서 참배를 드릴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회의를 거쳐 유가족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유가족들이 교통 혼잡 등 많은불편을 겪을 것을 생각하니 걱정과 함께 죄송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월드컵을 응원하는 열기만큼 올해에도 많은 유가족과 참배객이 시간을 내어 대전현충원을 찾아와서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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