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언제든지 웃을 수 있니
너라도 날 보고 한번 쯤
그냥 모른 척 해 줄 순 없겠니
하지만 때론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나같은 아이 한둘이 어지럽힌다고
모두가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
그런 눈으로 욕하지마
난 아무 것도 망치지 않아
전세계 인구 10%…‘오른손 세상’살이 녹록지않아
이승엽·빌게이츠 등 불리함 극복 ‘눈부신 활약’
가위·젓가락·피아노 등 왼손용 상품들도 늘어
가수 패닉이 부른 ‘왼손잡이’ 노래가사에는 왼손잡이를 보는 사회적 편견에 저항하는 의지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전 세계적으로 열명 중 한 명 정도가 왼손잡이라고 합니다. 이 비율은 지난 5000년동안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군요.
우리나라도 적게는 200만 명, 많게는 400만명의 왼손잡이들이 오른손잡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추론되고 있습니다. 300만명으로 따져도 전체인구의 17%정도가 왼손잡이인 셈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수이지요.
그러나 왼손잡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아직도 편견의 시선을 느껴야 하고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은 너무 큽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생활은 오른손잡이에 치우쳐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컴퓨터의 마우스는 왼손잡이용이 별로 없습니다. 전철역에서 전철표를 넣을 때 왼손잡이는 당연히 왼쪽으로 생각하는 데 표넣는 구멍이나 인식기는 오른쪽에 있거든요.
골프연습장의 타석에도 왼손잡이용은 찾기 어렵습니다. 설사 왼손잡이용 타석이 설치된 골프연습장이 있어도 연습할 때는 옆사람과 등을 돌려야 합니다. 굉장히 소외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오른손잡이용 전용으로 만들어진 대학 강의실 책상은 왼손잡이들에겐 최대의 적입니다. 글씨 쓸 때 공간부족으로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고 왼손잡이 이용자들은 말합니다.
세미나장에 앉아있는 의자를 볼까요. 의자에 부착된 접이용 받침대는 주로 오른손쪽에 부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가위나 칼은 어떤가요. 이 역시 왼손잡이가 사용하려면 너무 불편합니다.
예전 군대생활한 분들은 왼손잡이가 녹록지 않았음을 알 겁니다. 오른손으로 사격을 하게끔 가르쳤던 교육과 오른손잡이 위주로 구성된 개인장비, 거기에 훈련장에서의 수류탄 던지기에선 왼손잡이들은 완전 탈락이었습니다.
편견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왼손잡이는 복이 나간다고 여기거나 왼손잡이가 선볼 때 점수가 떨어지고 심지어 오른손은 바른손이고 왼손은 틀린 손 혹은 나쁜 손으로까지 여겼습니다. 그래서 왼손잡이의 자식을 둔 부모는 자식을 오른손잡이로 바꾸려고 애쓰기도 했지요.
이러한 사회적 고정관념에서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잡이로 고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이면에는 자신이 느끼는 삶의 불편함이 큰 이유가 됐습니다.
왼손잡이는 이처럼 오른손잡이 위주로 고안된 생활 속 각종 시스템과 장비로 인해 부상과 사망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우측통행 위주의 시스템에서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은 오른손잡이보다 6배, 운전 중 사망할 가능성은 4배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희생되는 왼손잡이가 해마다 세계적으로 약 2500명 정도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우뚝 선 왼손잡이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오른손잡이만이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심어줬습니다. 국민타자인 이승엽선수를 비롯해 금년 국내 프로야구 등록선수 483명 가운데 21%(103명)가 왼손잡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감독의 작전에 없어선 안될 사람들입니다. 기타 스포츠에서도 왼손잡이의 활약은 눈부십니다.
세상으로 눈을 넓혀 볼까요. 세계적인 유명인 중에 왼손잡이가 눈에 띕니다. 20세기 최고의 과학자인 아인슈타인부터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만든 빌게이츠가 왼손잡이입니다. 만유인력의 뉴턴이나 알렉산더대왕, 레오나르도다빈치, 갈릴레이도 왼손잡이였으며 세계적인 유명 영화계 스타였던 채플린과 이소룡도 마찬가지입니다.
불리함을 극복하고 인류사에 우뚝 선 이들을 포함한 많은 왼손잡이에게 갈채를 보냅니다.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왼손잡이들의 불편과 불리함, 대다수에 밀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닌 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왼손잡이들의 불편을 함께 나누고 고쳐나가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 우리 모두 그런 세상을 향해 달려나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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