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원 |
‘안녕, 사요나라’ 등 28편 상영
12개 섹션 나뉘어…확인 필수
단편영화의 매력은 짧다는 데 있다. 시간적으로 짧지만 그 시간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담겨 있다. 본질을 꿰뚫어 보는 성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새로운 시선, 참신한 발상은 거기서 나온다. 단편영화를 영화의 시(詩)라고 부르는 이유다.
단편영화를 잇대어 붙인다고 장편영화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단편영화를 쪼개 부분적으로 캐릭터를 살리고 스토리를 확장해 나가야 비로소 장편영화 한 편이 나온다.
단편영화 자체가 이미 완성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단편영화를 영화의 미래라고 부르는 이유다. 단편영화를 봐야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단편영화가 대전에 집결한다. 1일 대전아트시네마에서 개막된 ‘서울독립영화제 2005 순회전’ 이 그 것.
지난 해 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태일·카토 쿠미코의 한일합작영화 ‘안녕, 사요나라’, 최우수상 수상작 김종관의 ‘낙원’, 우수상 수상작 이지상의 ‘십우도2-견적’, 신연식의 ‘좋은 배우’ 등 14편과 만날 수 있다.
‘안녕 사요나라’는 광복 6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과거를 조명한다. 야스쿠니 신사 합사 취하소송을 하고 있는 한국인 유족 이희자씨.
일제 강점 시절 당한 한국인의 피해보상을 위해 활동하는 일본인 후루카와씨. 60년 만에 아버지에게 제사를 올리며 통곡하는 이희자씨. 후루카와씨는 그녀 옆에서 말없이 우산을 씌워준다. 그 날 비가 내렸다.
또 올해 시라큐스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최하동하 감독의 ‘택시블루스’, 어제 개봉된 ‘구타유발자’의 원신연 감독이 만든 ‘빵과 우유’ 등 13편도 함께 한다. 특별상영작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자와 미디어 활동가 16인의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단면이 담겼다.
영화 색채와 관람 등급에 따라 12개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각 섹션은 적게는 1편에서 많게는 5편을 묶어 상영하므로 보고 싶은 영화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겠다(cinei.org).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관객은 섹션 12를 주목하면 된다. 1일부터 7일까지. 매일 낮 12시 30분부터 2시간 간격 상영. 6000원.
▲ 안녕, 사요나라 |
▲ 택시블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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