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투표장에서 심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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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투표장에서 심판해야 한다

<조성남 칼럼>

  • 승인 2006-05-31 00:00
  • 조성남 주필조성남 주필
드디어 5·31지방선거일이 밝았다. 치열했던 선거전이 어제로 막을 내리고 후보를 결정해야 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선거때마다 그렇듯 벌써부터 적임자를 마음속에 정해놓은 유권자가 있는가 하면 어제까지도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선뜻 후보자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가 적지 않은 이면에는 이번 선거 역시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임에도 지역의 이슈보다 중앙정치논리가 선거판을 좌지우지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지방의회의 비중이 집행기관에 비해 결코 적지않음에도 불구하고 광역의회의원후보는 물론 기초의회의원후보들은 자신을 알릴 기회가 별반 없었을 뿐더러 유권자들 또한 이들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원들대로 지방의 일꾼을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 두기 위한 선거제도를 만들었고, 지역민들은 또 지역민대로 지방자치에 대한 낮은 관심이 지속된 결과가 결국 지방선거를 정당의 대리전으로 변질시킨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과거 무보수명예직이었던 지방의회의원들의 처우를 유급제로 전환함에 따라 과열양상이 예상되었었는데, 예상대로 광역·기초의원후보자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나 유권자들의 선택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기초의원의 경우 지역민들의 관심도 자체가 낮은데다 중선거구제 및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후보자마저 난립해 지난 지방선거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고 보여진다.

지방자치가 생활정치라는 점에서 광역자치단체장보다 오히려 기초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회의원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 현실은 정반대인 것이다. 이번 선거에 대한 이러저런 평가는 선거가 끝난후 중앙의 논리가 아닌 지방의 시각에서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오늘은 그 무엇보다 새로운 후보자를 뽑는 일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제도의 잘못된 부분은 그것대로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오늘은 ‘뽑으면 안될’ 사람과 ‘꼭 뽑아야 할’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선거일이어야 할 것이다.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거듭돼 왔지만, 다시한번 ‘뽑아야 할 후보’ 자격을 나열해 보기로 한다.

첫째, 선공후사(先公後私)하는 봉사정신을 가진 지도자를 가려내야 한다. 말로는 국가와 지역을 위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지도자는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없는 사람이다.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는 그만큼 부정부패의 소지도 적고 자신의 지위를 남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봉사정신이 투철한 지도자를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다음으로는 자신의 공약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후보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매니페스토운동이 일어나 정책선거바람이 불었지만, 과연 자신의 공약을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후보들의 공약을 세세히 뜯어보면 실천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말보다 하나라도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세 번째는 지역에 참다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경쟁력 또는 전문가적 능력을 갖춘 후보를 뽑아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는 말그대로 지역의 살림을 꾸려나가는 사람을 뽑는 선거다. 따라서 진정으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경쟁력이나 전문가적 능력을 갖춘 후보가 적격이다.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과 이를 현실에 반영시킬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한 후보라야 지역일꾼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는 투표율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유권자들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잘못된 제도라 하더라고 선거의 주인은 다름아닌 유권자임을 잊지말아야 지방선거의 참된 의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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