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의 급격한 진행과 외환 위기 이후의 평생직장·정년퇴직 개념이 없어지면서 노후 보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퇴직한 뒤 연금을 받아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제도’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도입 6개월을 맞은 퇴직 연금제도에 대한 현황과 미래를 알아본다.
퇴직금해당액 금융기관 적립… 연금으로 지급돼
직장 옮겨도 개인퇴직계좌 통해 계속 운용 가능
농협, 은행권 실적 38% 달해 ‘절대강자’ 부상
▲향후 20년내 초고령사회 진입=우리나라는 이미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 이상되는 고령화사회에 들어서 있으며 향후 20년내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 이상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02년에 생산가능인구 9.5명당 1명의 노인을 부양했지만 2019년에는 4.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또한 평생직장, 정년퇴직이라는 개념이 없어지면서 퇴직금 제도는 소멸되고 중간정산을 통해 생활자금으로 소진되는 경향이 외환위기 이후 보편화 됐다.
한마디로 노후를 보장해줄 수 있는 장치가 총체적인 위기를 맞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퇴직연금제도이다. 이 제도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퇴직금 해당액을 매월 또는 매년 사외의 금융기관에 일정금액 이상을 사전에 적립해 관리·운용하게 한 후 근로자가 퇴직한 뒤 연금을 받아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인식의 변화=아직 시행초기이기 때문에 기존의 퇴직금제도를 고수하고 있는 기업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근로자의 노후소득보장이 강화되고 직장을 옮겨도 은퇴시까지 개인퇴직계좌를 통해 계속적인 퇴직금 적립이 가능하여 근로자의 소속감과 근로의욕을 높일 수 있어 이직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기업이 많다.
또한 정기적인 부담금 납부로 부담이 평준화되고 안정적인 자금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 기업경영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인식을 바꾸는데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은행권에 3~4월 들어 가입건수가 2만3855건으로 급증한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은행권, 농협이 강자로 부상=퇴직연금제도 도입 이전부터 금융권에서는 금융기관의 미래경쟁력을 좌우할 상품으로 인식하고 기업고객 확보를 위한 일전을 준비했고 시행과 함께 각축전을 벌여 왔다. 한 번 유치하면 20~30년간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예금,대출 등 다른 분야의 거래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제도 도입 5개월이 지난 4월말 현재 퇴직연금을 놓고 벌이는 금융대전의 결과를 보면 우선 금융권 전체적으로는 은행권이, 은행권 안에서는 농협이 절대적인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은행권 총 4만5611건의 가입건수 중 농협 1만7691건(38%), 기업은행 1만280건(23%), 국민은행 7581건(17%), 우리금융지주 4198건(9%), 하나금융지부 1731건(4%) 등의 실적을 올렸다.
농협충남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농협은 퇴직연금사업의 조기정착 및 초기시장 선점을 위하여 기업인 초청 설명회와 기업체 방문을 통한 근로자 대상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의 주요기준이 되는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기업체 문의와 가입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며 경쟁에서의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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