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양식’ 채우고 하루일과 시작!

‘마음 양식’ 채우고 하루일과 시작!

<책사랑 독서교육> 대전 갑천초

  • 승인 2006-05-24 00:00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수업 태도·집중력 높아져
‘엄마와 읽는 동화’ 재미 두배
한달에 한번 도서관서 영화감상
학교홈페이지서 독서토론도



대전시 서구 월평동에 위치한 갑천초등학교(교장 최재선).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학교임에도 학교 풍경은 전원 속 학교를 자랑한다. 5월의 학교는 담장을 끼고 잘 가꾸어진 나무와 꽃, 우람한 수목들이 둘러싸고 있어 도심속 공원을 연상케 한다. 수목사이 마련된 벤치에는 책을 든 아이들이 나와 자연의 향취를 반기며 책을 읽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 학교는 학급별 연간독서교육 계획에 따른 체계적인 지도와 다양하고 창의적인 독서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활성화 된 학교도서관과 각 교실마다에는 도서들이 비치돼 있어 아이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곳. 어린이들의 책읽는 소리와 도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학교가 갑천초등학교다. 이 학교의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만나본다.





▲좋은 습관 ‘하루독서 20분’= 이 학교는 매일 아침 책으로 시작한다. 독서생활 습관화를 어린이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아침 8시30분에 ‘하루 독서 20분’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금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으로 교내 곳곳에선 아침마다 책 읽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자연스럽게 아침에 도서관을 찾아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책을 대출해 교실에서 읽기도 한다.

또한 운동장이나 벤치에서도 책을 읽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아침시간이 아니더라도 방과후 나 여가시간을 이용해 자율적인 독서활동을 펼친다.

갑천초는 학생들의 독서풍토 조성을 위해 ‘하루독서 20분’실천책으로 ‘모두가 한다’, ‘매일한다’,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단지 읽기만 한다’ 등 4가지 방향을 정해 놓고 있다. 독서는 개별적이고 자유로운 행위지만 모두가 함께 하면서 집단행동이 바르게 되는 효과를 얻으려는 학교측의 생각이 담겨 있다.

또 아침독서 생활화를 위해 시간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함을 학생들에게 일깨워주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골라서 읽도록 하는 방법은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의 장, 성장의 장이 되도록 하자는 염원도 담겨있다.

하루독서 20분의 효과는 크다. 아침독서시간에 학교전체가 조용해 정숙과 집중의 시간이 살아난다. 그래서 공부하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부드럽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그결과 수업태도가 좋아지고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학생들의 일상생활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어휘력 향상과 인간관계 성장 등이 뒤따르고 있다.

학교 도서관인 ‘열매도서관’에는 학년별로 필독도서목록과 권장도서목록을 만들어 놓았다. 학교에선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책을 권하기도 하고 도서관의 책을 학급문고로 지원해 좋은 독서 습관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아침 8시40분부터 50분까지는 독서방송도 실시한다. 매주 학급을 달리해 학급만의 독서활동과 책에 대한 정보, 특기 등을 선보이는 시간이다. 방송실에서 학생이 우수독서 감상문을 발표하거나 책에서 만난 좋은 글 등을 소개한다.



▲어머니 명예사서= 갑천초에는 도서관 효율화와 활성화를 위해 전문사서외에도 어머니들이 명예사서로 활동하고 있다. 학급당 1∼2명씩 41명의 어머니들로 조직됐다.

어머니 명예사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낮 12∼오후 3시까지 활동한다. 도서대출 및 반납업무 뿐 아니라 도서의 수서, 정리작업까지 모든 분야 일을 돕고 있다.

어머니들은 또한 자발적으로 독서회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임원도 선출했다.

현재 이 학교 어머니들은 매달 둘째 주 수요일에 1,2학년을 대상으로 책을 읽어주고 독후활동으로 그림을 그려보는 ‘엄마와 함께 읽는 동화’를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들이 동화구연처럼 생동감있게 책을 읽어주다 보니 저학년 어린이들의 참여가 점차 늘고 있다.

▲테마 독서교실= 이 학교 1층에는 교실 두칸 규모의 학교도서실이 꾸며져 있다. 학교도서실인 열매도서관이다. 열매도서관은 학생들의 독서의욕 고취와 흥미를 갖고 도서관 이용을 생활화하도록 매주 주제를 정해 수요일 오후 2시 방과후독서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년별 수준차이를 고려해 주제를 마련, 운영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열매도서관은 매월 첫째주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작은 영화관’을 연다. 학생들의 정서순화에 도움이 되는 영화를 상영해 준다. 둘째주는 1,2학년 대상으로 ‘엄마와 함께하는 동화’를 운영한다. 셋째주는 3,4학년을 대상으로 ‘이야기 완성하기’를 펼친다. 책의 내용 일부를 제시하고 그 다음에 이어질 내용을 각자 상상력을 동원해 꾸며보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진짜 작가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꾸며 나가는 데 흥미를 갖는다.



▲도서관 운영= 이 학교의 열매도서관은 온라인 학습환경을 구축하고 있어 도서관을 활용한 학습인 LAI학습을 하고 있다.

현재 단위수업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도서관에서 수업이 이뤄지는 전체활용 LAI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제한적으로 활용하거나 도서관의 자료를 교실로 옮겨와서 수업을 하는 교실-도서관 연계형 LAI, 수업은 교실에서 이루어지고 수업에 필요한 학습과제를 수업전후에 도서관을 통해 해결하는 과제해결형 LAI학습을 하고 있다.

달마다 학년과 반을 정해 도서관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도서관에 수업이 없는 시간은 어느 학년이나 반에서든지 활용할 수 있다.

갑천초는 지난 4월 한달동안 책을 많이 읽은 다독자를 선정해 표창했다. 각 반별로 3명씩 총 114명에게 표창했다. 대상은 도서대출현황과 각 반의 학급문고 이용, 독후활동지 등 다양한 자료를 수합해 각 반의 담임교사가 선정했다.

또 학교홈페이지 상에서 독서토론도 벌인다. 이때는 학년별로 주제를 달리해 제시한다.




최재선 교장 인터뷰


책읽는 좋은습관
평생교육 디딤돌



“독서생활화 습관을 아이들에게 심어 줘 자기 주도적인 학습능력과 지적 창의적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의 기초능력을 조성해 주는 게 독서교육 인만큼 아이들이 독서에 흥미를 갖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금년 3월 갑천초 교장에 부임한 최재선(54·사진)교장은 학교 독서교육을 이같이 밝혔다. 최교장은 “독서교육의 가장 큰 원칙은 아이가 관심있는 책부터 시작하고 책읽기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교장은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 능력을 보완해 주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책을 좋아하고 좋은 습관을 갖게 된다”며 “따라서 올바른 독서습관은 아이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항상 불안하고 자극적인 행동을 많이 한다”며 “이 때문에 생활지도와 함께 학교에서의 독서지도가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교장은 그러면서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하루독서 20분’ 운동은 어린이들에게 독서와 친해지는 태도를 길러주고 독서습관을 몸에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개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아이들이 책읽는 시간과 도서실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고 용돈이 생기면 먼저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하는 아이들도 생겼다”고 효과를 소개했다.

최교장은 “책을 읽은 아이들은 독후감을 통해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아이들이 독서를 통해 성장기 인격형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최재선 교장
▲ 최재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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