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순욱 정치행정부 기자 |
이후 선거판도의 변화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언성이 높아지는가 싶더니 난데없이 “짜식 너희 동네 공약이나 알고 떠드냐”는 말이 귓전을 때린다.
궁지에 몰리자 받아치기 위해 누군가가 한마디 내뱉은 모양인데 한동안 이렇다 할 대꾸 없이 정적만 흘렀다.
5?1지방선거에서 많은 변화가 일고 있지만 무엇보다 반길만한 일은 ‘매니페스토(참 공약 실천운동)’로 귀결되는 ‘정책선거’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선거를 10여 일 앞둔 지금, 각 후보들이 앞 다퉈 내건 공약이 얼마나 유권자의 눈과 귀에 전달돼 정책선거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지난 7일 염???신경전에 이어 20일 야당 대표의 백주대낮 피습사건으로 온 동네가 떠들썩할 뿐, 후보들의 공약을 놓고 벌어지는 설전은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성적으로는 정책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실제 후보선택 순위에 ‘정책’이 없을뿐더러 후보자의 말실수나 약점, 정당, 학연과 같은 소위 ‘얘깃거리’에만 관심을 모으기 때문이다.
댓글 문화가 형성된 인터넷에서 이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 정책관련 기사에는 ‘무반응’에 가까운 댓글이 오르지만, 유력 후보자의 사소한 실수나 약점이라도 거론될라 치면 ‘댓글폭주’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이 바로 ‘유권자’의 모습이다.
정책선거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각종 이슈가 표심의 발목을 잡는데 대한 유권자의 경계가 필요하다. 말 그대로 정책이 아니면 안 되도록 하는 것이 ‘정책선거’일진대 정책을 살펴볼 시간은 1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부재자 투표를 하는 한 경찰공무원이 오전에 배달된 25종의 선거공보를 보고 “이걸 다 읽어야 돼?”라며 툭 내던지는 모습은 ‘무관심’으로 일관된 우리의 현 주소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매니페스토가 정치인들의 ‘쇼’로만 끝나지 않도록 유권자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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