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신뢰형성이 먼저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임금피크제, 신뢰형성이 먼저

사이언스 칼럼

  • 승인 2006-05-23 00:00
  • 정용남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혁신전략실장정용남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혁신전략실장
설립역사가 짧지 않은 기관들의 경우 예외 없이 노령화로 인한 인력순환 속도의 둔화, 인사적체의 심화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예산과 정원에 대한 통제를 받고 있는 공공기관의 경우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인력구조의 경직성은 조직의 노쇠화와 함께 기관의 성과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어 기관마다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을 비롯한 일부 공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란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언급한대로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 입장에서는 선 순환적 인력구조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직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보장받는 수단으로서 그 효용성이 높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도입 시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임금피크제를 도입을 추진하는 경영진과 이를 수용하는 직원 상호간에 신뢰하는 조직문화 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임금피크제 도입시 이를 바로 적용받는 고연령 및 고직급 직원들의 반발은 충분히 예상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 간에 신뢰하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지 않을 경우 임금피크제는 인력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방안이 아닌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오인되어 경영진과 직원사이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이를 기준으로 한 일방적인 임금조정 시행은 주의해야한다. 이는 성과와 역량을 중시하는 혁신의 기본방향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임금피크제 모델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해결 할 수 있다.

또한 임금피크제는 기관이 처한 여건 및 상황에 따른 구체적 목표를 가지고 설계되어야 한다. 뚜렷한 목표가 없는 임금피크제는 직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경영진과 직원이 임금피크제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방안을 함께 만들어갈 때 기관의 특성에 맞는 효과적인 임금피크제 모델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대한상공회의서의 보고서에 의하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국내 기업들은 도입 당시 노사간 합의, 적용대상자에 대한 전문적 직무의 개발 및 부여, 합리적인 적용연령 및 임금감소폭 결정,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의 업무성과 측정 및 인센티브 부여 등에 대한 애로를 겪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관이나 기업은 이를 잘 참고해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또한 임금피크제를 논의하는 초기단계에서는 일부 직원의 반대가 존재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를 인력구조 개편과 함께 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확대, 업무성과에 따른 임금삭감액 보전 등 직원 다수가 공감하는 제도로 설계함으로써 다수 직원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으며, 기관장이 직접 직원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임금피크제는 공공부문 인력운영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고, 그간 추진해 온 혁신활동의 질전 전환을 이룰 수 있는 대안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제도이다. 또한 고용안정에 의한 헌신적 근무로 인적자원 경쟁력 강화, 임금절감, 신규고용 촉진, 성실하고 풍부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재의 보유효과, 우수인력 확보 등의 다양한 효과가 있다.

다만, 제도 도입과정에서 임금피크제에 대한 필요성과 기관별 임금피크제 모델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 구성원간의 신뢰가 전제되어야 임금피크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