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일하는 71세 이재국옹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있다. |
“주유소에서 일하니 젊음을 되찾는 것 같습니다.”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일하는 이재국(71) 할아버지는 벌써 6년 째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일하고 있다.
차량이 들어오면 주유기가 있는 곳으로 유도하는 일에서부터 주유중 차량 앞유리를 닦는 것까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씨는 “6년 전 주유소에서 처음일 할 때는 나를 제외하면 대부분 젊은이들 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내 주변에도 퇴직 후 주유원으로 일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고 흡족해 했다.
노인 일자리가 태부족한 가운데 대전시내 각 주유소에 노풍(老風)이 불고 있다.
주유원들이 대부분 10~20대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주유소 마다 노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업주 부터가 노인을 찾고 있다.
젊은이들은 기피하는 반면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이 몰리면서 생긴 결과다.
젊은이들의 일이라고 생각되던 자리를 노인들이 대신하면서 생긴 효과가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도 이에 한 몫하고 있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류 모(50)씨는 “대개 주유소에서 하는 일이 단순 반복적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금방 싫증을 낸다”며 “이들의 싫증은 곧바로 손님에게 이어져 손님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일을 쉽게 그만둬 고용주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자리를 노인들이 대신 차지하면서 고용주와 고객들에게 서로 윈-윈의 결과를 가져왔다.
손님을 대하는 노인 주유원의 친절함 때문에 주유소에 단골 손님이 끊이지 않는 것.
회사원 김 모(여·27)씨는 “우리 동네에 있는 주유소에는 노인 주유원이 다수 있는 데 이곳을 찾을 때 마다 젊은 사람에게서 느낄 수 없는 정이 느껴져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구 궁동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 모(52)씨는 “젊은이들만의 장점도 있지만 노인들을 고용했을 때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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