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편한’ 세상, 부모님도 즐길 수 있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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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편한’ 세상, 부모님도 즐길 수 있게 하자

  • 승인 2006-05-19 00:00
  • 정옥삼 한국인포데이타 전무정옥삼 한국인포데이타 전무
지난 4월 10일부터 5일간 인터넷정치연구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공간에서 글을 쓰거나, 다른 사람의 글, 자료를 옮기는 이른바 ‘펌질’ 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이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흥미롭다. 물론 ‘정치·사회적 이슈에 관해서’ 라는 전제가 붙기는 하지만, 20~30대의 전유물로만 여겼던 ‘인터넷’ 이라는 공간에서 확대되고 있는 부모 세대의 활동은 뜻밖이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세상,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없는 것이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업무상으로도,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컴퓨터를 비롯한 첨단 IT 기기들을 이용하는 20~30 대가 ‘e- 편한’ 디지털 세상의 주축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e- 편한’ 디지털 세상으로 부모님들을 이끌려는 노력을 해 보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PC 의 경우만 보더라도, 전원 버튼 하나로 작동시킬 수 있고, 인터넷에 접속해 이메일을 쓰거나 게임을 하는 것도 아이디와 비밀 번호만 기억하기 쉽게 지정해 놓으면 크게 어렵지 않다. 휴대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모 통신사의 광고만 보더라도, 휴대폰의 기능을 조금만 더 알면 문자를 보내거나 무선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다운받는 등의 일은 어른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이 드신 분들이 ‘아마 어려워하실 거야’ 라는 편견과 스스로 ‘ IT 세상의 리더’라는 자긍심에 들떠, 부모 세대의 ‘e- 편한’ 디지털 세상으로의 진입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14 번호 안내 서비스를 하는 기업에 몸담고 있다 보니, 어르신들이 114 에 전화해 마땅히 물을 곳이 없는 질문을 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컬러링 등 생소한 휴대폰 서비스 관련 질문이라든지, 헷갈리는 영문 상호 찾아가는 길 등 기초적인 지식만 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생각 외로 많다. 114 상담 사례 중 재미있는 것들을 엮어 사례집도 출간한 바 있지만, 마냥 재미있다고 여기고 있을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IT 기기를 다루고,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114 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고객들이 원하는 정보를 최대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번호안내서비스’에서 ‘우선번호안내서비스’ 와 ‘생활정보서비스’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보다 많은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정확히 알고 있는 상호 검색을 통한 안내뿐만 아니라, 불특정 명칭을 통해 위치를 검색할 수 있고,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축제 등 관광 정보까지 114 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는 정보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물론 저출산 및 고령화라는 사회적 기류에 발맞추어 부모 세대의 IT 기술 활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부모세대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우리나라 IT 기술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공감대가 우선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인터넷은 이제 일상 그 자체다. 어른들은 굳이 인터넷을 몰라도 괜찮다는 생각을 버리자. 이메일, 게임 등 간단한 인터넷 기능, 휴대폰의 부가기능, 네비게이션 등 일상에 재미와 편리를 더해줄 수 있는 IT 기기들의 사용법을 알려드리는 기회를 가져보자. 그것을 빌미로 한번 더 통화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늘릴 수 있고,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틈틈이 전달하는 지혜도 발휘해볼 수 있다.

부모님들께 선물을 챙겨드리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효도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속으로 그 분들을 초대하고, 참여하도록 이끄는 것도 부모님을 위한 배려이자 효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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