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이 한국 최고의 명문클럽, 세계의 명문클럽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는 이들은 시티즌이 우뚝 서는 그날까지 항상 시티즌 선수단 곁에 머물기를 원한다. <편집자 주>
서명. 모금운동...시민구단 재창단 ‘큰몫’
휴지폭탄 제작 등 관중과 하나되기 힘써
경기장 안팎 응원부대. 대중문화 서포터로
“잔디 위로 땀방울이 떨어지고 사람이 넘어지고 부딪치고 일어나 또 달리고 그 격렬함을 우리는 유희로 즐기고…. 해지는 하늘이 반쯤 보이는 북쪽 스탠드에 서서 저 사람들은 나와는 달리 참 열심히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축구가 좋다.” (퍼플크루=신현진)
14개 구단의 다른 서포터스들과 비교했을 때 퍼플크루의 가장 큰 특징은 크게는 적극성과 진보성을 내세울 수 있다.
우선 적극성은 대전시티즌이라는 클럽을 위해 경기장 내에서 서포팅 뿐만 아니라 경기장 안팎을 가리지 않고 클럽에 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지난 2002년 계룡건설의 운영포기로 대전시티즌이 해체 위기에 처했을 때 발 빠르게 그리고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각 시민단체와 축구단체들을 결집해 100만인 서명운동 및 모금운동을 벌여 대전시티즌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던 서포터들의 열정이 대전시민들의 여론을 움직이는 기폭제가 됐다. 결국 시가 나서서 운영을 지원해왔고 작년에는 본격적인 시민구단으로 재창
지난해와 올해의 시민주 공모 기간에도 퍼플크루들은 개인적으로 주식 청약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조직적으로 시민구단 홍보에 참여하는 등 대전사랑 한마당 개최 및 대전시 곳곳에서 거리 홍보와 온라인 홍보를 펼쳤다.
K리그의 다른 어떤 서포터스들도 퍼플크루처럼 폭넓은 장외활동 경험이 없다. 대내외적으로 안정적인 기업구단 서포터들의 경우 경기장에서의 응원만이 서포터스의 몫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퍼플크루는 타구단보다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응원을 해와 위기상황이 닥치면 언제든지 경기장 밖으로 뛰쳐나가 때로는 첨병 역할을, 때로는 방패막이가 되곤 해왔다.
이는 대전이 시민과 서포터스의 힘으로 해체위기를 넘기고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일이 증명한다.
널리 알려져 있듯 많은 사람들이 K리그의 가장 유명한 서포터스로 수원삼성의 그랑블루를 꼽곤 한다. 하지만 퍼플크루는 서포터스의 인원규모로 치면 그랑블루 다음인 2위에 위치하지만, 주말이든 평일이든 홈이든 원정이든 경기마다 인원이 항상 꾸준해 그랑블루에 전혀 손색이 없다.
또 조직적인 매스게임식 응원으로 유명한 그랑블루에게 화려함에서는 뒤질지 몰라도 구호와 가사를 쉽게 한 응원가 위주의 대중 서포팅 정책과 전 관중과 함께 하는 휴지폭탄 퍼포먼스 등 서포터들만의 응원이 아닌 관중과 하나되는 대중적인 응원은 월등히 앞선다.
물론 인천이나 포항에서 휴지폭탄 퍼포먼스를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큰 경기를 앞두고 구단 차원에서 휴지폭탄을 구입해 관중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서포터스인 퍼플크루가 직접 제작하고 실행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2003년 대전이 홈 관중 동원 1위를 하며 인기몰이를 하기 이전인 2002년부터 퍼플크루는 이미 불어나는 관중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복잡한 응원가 가사를 단순화하고 구호 위주, 남녀노소 누구나 따라하기 쉬운 대중적인 응원을 준비했다. 이후 다른 서포터스들도 그에 영향을 받아 비슷한 정책을 펼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한 퍼플크루는 홈경기에서 관중들에게 경기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고 관중들의 자긍심과 연고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경기안내전단인 매치데이를 매 경기 발행하고 있다. 더구나, 원정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서는 퍼플크루 홈페이지에 인터넷 중계를 도입했다.
축구팀 서포터스를 단순한 응원단이나 야구장이나 농구장의 치어리더와 혼동하는 일반인들의 인식이 아직도 많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 타 팀의 일부 소규모 서포터스들의 경우 아직 친목 위주의 소수 마니아적인 커뮤니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퍼플크루는 한국프로축구리그에서 서포터스들의 활동범위를 넓히고 마니아적 응원문화에서 벗어난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는 독보적인 서포터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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