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면 난 어린 학생들에게 웅비하는 기상으로 세계화 무대에서 큰 인물이 되라고 이야기 한다. 예전에 내가 들었던 ‘Boys, be ambitious!’라는 말을 되뇌이면서….
또한 나는 이 화창한 5월의 사파이어 빛 하늘만큼이나 학생들이 맑은 영혼을 간직하기를 바라면서 반포지효(反哺之孝)하는 까마귀의 교훈을 건네 주고싶다.
주지하다시피 까마귀란 새는 한국이나 중국 등에서 흉조(凶鳥)로 알려져 있다. 해질녁 음산하게 울어대는 ‘까악 까악’ 소리는 곧 죽음을 상징하는 소리로 비춰져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 우리 선인들은 옛시조속에서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하면서 상대 못할 수준 낮은 자를 비유하는 말로도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이런 까만 까마귀가 효심이 지극한 아름다운 동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까마귀의 어미는 자기 새끼를 정성으로 기르지만, 늙어서 거동이 불편하면 다 자란 새끼가 어미 새를 먹여 살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름도 자오(慈烏: 인자한 까마귀)혹은 효조(孝鳥)라고 하고 있다. 까마귀의 되먹이는 습성(習性)에서 반포(反哺)라는 말이 나왔으며, 이는 지극한 효도를 의미하고 있다. 그러므로 까마귀는 겉은 검어도 속은 눈처럼 흰 새라 할 수 있다.
우리들은 현대의 풍요로운 물질문명 세계를 살고 있다.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풍요로운 물질의 크기나 속도 등을 행복의 시금석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이미 ‘문화지체(文化遲滯)’라는 말로 대변하듯이, 인간성 상실과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경로효친 미풍양속의 쇠퇴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음도 눈여겨 볼 일이다.
‘효는 백행(百行)의 근본’ 이라는 말처럼 이제부터라도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면 전통적 ‘효 정신’을 현대에 맞게 되살려 나가는 슬기가 요구된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거울이며 동시에 아이들은 어른들의 징표이다. 그러므로 부모 자식간의 태어남과 사랑의 숭고함을 가르치고 부모님의 사랑에 보은하도록 하는 효 교육은 인성교육의 근본이다.
우리나라는 21세기 들어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노인에 대한 예우와 효도의 일상화가 필요하며, 동시에 오랜 경륜에서 오는 노하우와 삶의 지혜를 소중하게 활용하여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 각종 연금제도나 쾌적한 실버타운의 마련은 물론이고 일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분들에게는 일터와 기회를 부여하는 노인복지 정책이 실천되어야 한다.
세상을 품위있게 살며 사랑하는 후손들로부터 존경받고 싶은 것은 오늘의 노인 뿐만아니라 미래의 어른들이 될 오늘의 아이들과 청장년의 변함없는 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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