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슷한 이야기 한 토막. 어느날 잠자리와 하루살이가 만나 하루종일 놀다가 저녁나절이 되어 헤어지게 되었답니다. 잠자리가 말했습니다.
“하루살이야 내일 또 만나!”
“내일이 뭔데?”
하루살이는 내일이란 말을 처음 들었기 때문입니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시간을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시간 중에도 빠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문화가 본래 빠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작년연말과 금년연초에 걸쳐 신문 부음난에는 몇 사람의 유명인사가 세상을 떠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길은정, 민관식, 이규태. 가수 길은정은 마지막 전날까지 마이크를 잡았다고 합니다. 정치인 체육인으로 유명했던 민관식은 사흘 전까지 라켓을 쥐고 뛰었으며, 영원한 기자 이규태는 하루 전까지 펜을 잡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속담에 ‘쇠털같이 많은 날’이란 말도 있습니다만 그들에겐 쇠털도 부족했던 것입니다.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타자기로 유명한 공병우박사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자신의 연구실과 거처가 한 울타리 안에 있었는데도 오고가는 시간이 아까워 연구실에 침대를 놓고 잤다고 합니다. 그분도 역시 쇠털도 부족했던 욕심쟁이였습니다.
만일 우리국민 모두가 그런 사람들이라면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토끼는 토끼인데 낮잠을 즐기는 토끼거나, 하루살이는 하루살이인데 내일이 있다고 착각하는 하루살이라면 이름뿐인 토끼와 하루살이에 불과할 것입니다.
바야흐로 선거철입니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지방 살림을 잘 보살필 수 있는 후보를 골라내야 합니다. 과연 누가 화살처럼 지나가는 세월을 헛바퀴 돌리지 않고 제대로 정치를 잘 해 줄 것인가 골라내야 합니다. 누가 진짜 하루살이처럼 열심히 일하고 누가 진짜 낮잠 안자고 일할 사람인지 가려내야 합니다.
가려내는 중에도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거북이와 토끼는 비록 경주는 했을 망정 좋은 친구 사이였다는 것입니다. 잠자리와 하루살이는 내일 또 만나고 싶은 사이였던 것입니다. 우리네 선거처럼 눈에 독기를 품고 입엔 거품을 물고 상대를 저주까지 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대전시장에 출마한 염홍철 후보와 박성효 후보 사이는 지금 어떠합니까?
나라 지도자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이번 선거부터는 뽑아놓고 후회하는 그런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가 어느 당 후보인지 먼저 살펴 보아야합니다.
사람보다 당이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정치가 정당 정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 제목에도 사람 이름 옆에 소속 정당의 이름을 꼭 병기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문방송은 선거철엔 민주주의를 계도해야 하는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야흐로 5월은 계절의 여왕. 온갖 꽃이 만발하고 산천은 녹색으로 물들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강산을 길을 낸다고 마구 허물고 집을 짓는다고 마구 허물고 있습니다. 마치 민주주의를 한다면서 자유의 개념을 함부로 허물고 있는 우리네와 같습니다. 그렇게 함부로 허물어버린 산천이지만 아직은 쓸만한 나라입니다. 더 이상 시행착오 없는 정치. 우리가 바라는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정치만 잘 하면 참 좋은 나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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