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얼마 후부터 새 한 마리가 뒤 곁에서 울기 시작했단다. 방문을 열어보니 우리가 만들어 망을 씌운 새끼 새의 집 근처를 맴돌며 울고 있었다. 감나무의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며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잡아 온 새끼 새의 어미 같았단다.
엄마는 새끼 새가 불쌍하다는 생각에 놓아주자고 했지만 외삼촌은 계속 자기가 키울 거라고 고집했어. 새끼 새가 어떻게 있는지 궁금하여 다가갔다가 어미 새가 엄마 머리를 부리로 쪼아가며 위협을 해서 얼른 방으로 뛰어 들어왔단다. 그런데 그 날 밤, 잠자리에 든 어두운 밤에도 어미 새의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았던 것을 기억한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엄마랑 외삼촌은 새끼 새가 걱정되어 뒤 곁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푸드덕! 하고 새끼 새의 집 근처에서 어미 새가 날아오르는 것이 아니겠니? 잠시까지 새끼 새를 품었던 것처럼 어미의 깃털이 여기저기 보이고 놀라운 것은 새집 근처에 죽은 거미와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곤충들이 몇 마리 떨어져 있었단다. 분명 어미 새가 밤에 먹이를 물어다 논 것 같아 보였단다. 어제 저녁 그물 망 안으로 넣어준 조와 쌀 그리고 물은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외삼촌이랑 엄마는 그 때 우리가 새끼 새를 키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하는지 원희야, 알겠니? 넌 내가 키우는 것보다 더 넓은 세계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너랑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그 어미 새처럼 네 곁에 있음을 기억해라. 보스턴에도 봄이 익어가고 있겠지? 늘 기도할게, 원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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