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이 있어 행복한 다섯 가족. 앞줄부터 성은양, 김현식. 이금언씨 부부, 큰아들 학렬군, 작은아들 학진군. |
“성은이는 우리가족 행복코드”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살았으니까 받은 만큼 베풀어야죠. 사랑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해요.”
유성구 전민동에는 아름답고 별난 가족이 살고 있다.
가장인 김현식씨를 비롯해 부인 이금언씨, 큰아들 학렬이와 작은아들 학진이, 막내딸 성은이까지 5명이 그 주인공.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부인 이금언씨는 어릴적 앓았던 결핵성 소아마비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에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했고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여건이었지만 이웃의 도움으로 명의를 빌려 국립의료원에서 1년 6개월간 치료를 받으면서 건강을 회복했다.
그 이후로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베풀겠다’는 마음을 먹은 이씨는 미혼모의집, 아동시설 등으로 남편과 함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남편 김현식 씨는 봉사활동을 함께 해온 동료로부터 ‘입양’에 대한 권유를 듣게 됐고, 부부가 상의 끝에 지난 2003년 막내딸 성은이를 입양했다.
그러나 성은이의 입양에 대해 가족, 이웃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형편과 몸이 불편한 장애인의 몸으로 입양아를 키운다는 사실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 때문에 이씨는 남몰래 눈물도 흘렸다.
주위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성은이를 키운 이씨 부부는 “성은이는 우리 가족의 행복 코드”라고 말한다.
두 오빠와 아빠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집안의 재롱둥이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성은이에 대해 의아스럽게 생각했던 오빠들도 이젠 성은이를 무엇보다 아낀다.
풍족하지 않은 형편 때문에 성은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미용실에서 함께 돌보고 있지만, 사랑과 관심은 대단하다.
부부는 성은이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위해 입양아를 키우고 있는 가족들끼리 종종 모임을 갖는다. 같은 상황의 친구들을 보여주고 성은이가 훗날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절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씨 부부는 입양 외에도 이웃에 대한 봉사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남편 김현식 씨는 중증 장애인을 위한 목욕 봉사를, 부인은 독거노인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미용 봉사를 펼치고 있다.
이 씨는 “어릴적부터 아버지께서 이웃에게 베푸는 삶을 몸소 보여주셨다”며 “나눔만큼 행복한 것은 없다”라고 말한다.
이씨의 가정에는 진정한 행복과 사랑의 향기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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