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간 우애 남달라 ‘불화는 남얘기’
19세 나이에 혼인을 해 팔순을 넘기고 회혼식도 올리고 9남매(3녀6남)를 남부럽게 키워 증손자들까지 본 김기남 ·김정순씨 부부.
이들 부부의 9남매 중 셋째 김홍선(59·샤크존 회장)씨가 들려주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 핵가족화 된 요즘 다세대가족이 주는 행복을 느껴보자.
“증손자까지 다 모이면 60명이 훌쩍 넘지만 저희부모님은 1 년에 5번(설, 추석, 부모님 생신, 여름휴가)은 자식들을 집합시켜 가족애를 점검해요. 만약 직장에 일이 생겨 가족모임에 참석하지 못해도 용납하지 않으세요.”김회장의 말속에서 김옹부부의 카리스마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9남매를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킨 부모님의 비결은 ‘엄함’속에 자리 잡은 위계질서”라고 김회장은 말했다. 동기간은 물론 사촌 간에도 무조건 철저한 생년월일 순으로 위계질서가 잡혀 깍듯한 예의를 갖춰야한다고. “‘엄한 부모 밑에서 효자난다’는 옛말이 맞다”며 김회장도 자녀들에게 “‘오로지 복종’만 강조하지만 그 이면에는 따뜻한 사랑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스스로 자신을 돌이켜 “아마도 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고 했다.
“저희 아버지는 겉으로는 무척 엄한 분이지만 손주들이 초등학교입학과 동시에 통장을 만들어 주시고 컴퓨터까지 사 주시는 자상함도 있다”며 “카리스마속의 따뜻한 덕을 지니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리사랑에 대한 보답을 스스로 느끼면서 손주들은 취직을 해 첫 월급을 받으면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께 일정액의 용돈을 드리는 것이 김회장 가족의 불문율이다.
“자식 수에 따라 며느리와 사위 수도 배가 되는 법이라서 불화가 생길 수 있지만 저희 가족들은 부모님의 카리스마에 동화가 돼 작은 불화도 없었다”며 김회장 역시 지금의 부인을 선택한 이유가 “부모님공경 잘하고 동기간 우애를 잘 지켜줄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기(同氣)간이 많아 클 때는 창피한 적도 있었지만 성장 후 에는 9남매도 적다”는 생각을 해 김회장은 자식들에게 아이들을 많이 낳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조건 아닌 조건을 내걸었다. “4~6명 출산을 할 경우 1인당 5000만원, 7~9명 출산땐 1억원씩 주기로 했죠.”
“부모님 댁을 새로 지을 때 많은 돈이 필요했는데 9남매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으니 예산이 남았다”며 “동기간이 많아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의지가 된다”고 그는 9남매의 우애를 자랑했다.
김옹 부부는 논 5마지기로 시작해 닭, 소, 돼지를 키우고 9남매를 대학교까지 공부시키고 손자·손녀들 대학교 학비까지 대줄 정도로 가정을 일군 근검절약한 분들이다. 또 환갑을 넘으면서 장학회를 만들어 28년간 꾸준히 사랑을 베풀고 있다. 영애(67)·홍범(64)·홍선(59)·홍백(56)·홍재(53)·홍길(53)·종순(49)·종예(47)·광태(44)씨등 9남매는 오늘도 부모님의 건강을 염려하며 화목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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