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많은 만남이 있다. 그런데 그때마다 늘 약속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약속시간을 자주 어기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저녁 7시에 모임이 있다고 할 때 당신의 모임의 회원들은 몇 %나 정시에 나타나고, 당신은 몇 %나 정시에 가는가? 이 약속은 혼자서 지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숙되어 모두 지켜야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문화인 것이다.
사실 이런 약속을 잘 안 지키는 우리나라 국민성을 갖고 ‘코리안 타임 30분’이라고 한다. 코리안 타임을 잘 지키는 사람을 만나면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된다. 먼저 가서 늦게 오는 사람까지 할 일 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미국 의사들의 모임에 몇 차례 참석한 적이 있다.
그네들은 7시에 약속이라고 하면 7시 30분에서 8시까지 만찬장에 들어가지 않고 만찬장 앞에 서서 칵테일을 한 잔씩 하면서 서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대화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만찬이 시작되면 만찬장에서는 조용히 식사를 하고 회의를 한다. 그네들도 역시 지각하는 사람이 있었고 이를 슬기롭게 시간을 이용한다고 생각을 해 봤다.
요즈음은 지방 자치단체장 및 의회의원선거가 한창이다. 많은 공약들이 나오고 있으며 이 또한 하나의 약속인 것이다. 모든 공약이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어떤 후보는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하는가하면 또 표를 의식해 선심성으로 무리한 공약을 하는 후보도 있다. 무리한 공약을 내세우고 못 지키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를 억지로 무리하게 실천에 옮기는 데 있다.
일반적이라면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다음에 서서히 추진해도 될 문제를 집단 및 지역의 표를 의식해 공약을 하는 것이다. 공약은 자유인 것이다. 공약을 한 후보가 꼭 되라는 법도 없으므로 공약으로 발표될 때는 그저 단순히 공약으로서 가볍게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후보가 당선이 되고나면 문제는 다르다. 자신의 공약을 무리하게 추진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기 내에 공약을 지키려는 생각에 급급해 국민적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강행 처리를 함으로써 집단 간에 반목을 일으키게 되고, 지역민들 사이에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등 국론 분열을 만들어 낸 다는 것이다.
필자의 주장은 공약이 건전했으면 하는 것이다. 건전한 공약을 하고 이 약속을 성실히 지켜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국민적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공약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쪽 지역에 이익을 주는 공약이나, 특정 집단에 이익을 주는 공약 등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럴 경우 필히 반대 지역이 있고, 반대 집단이 있는 것이다.
부디 이번 선거에서는 모든 국민이 잘사는 국론 분열이 없는 그런 건전한 방향으로 선거공약도 많이 나오고,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건전한 선거문화와 더불어 약속문화 예약문화도 함께 발전되기를 바란다. 사회 전반적으로 약속을 잘 지키는 사회가 되어 우리의 삶이 더욱 더 풍요로워 지기를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