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 지방선거 화두는 ‘매니페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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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감] 지방선거 화두는 ‘매니페스토’

  • 승인 2006-04-28 00:00
  • 백운석 정치행정부장백운석 정치행정부장
▲ 백운석 정치행정부장
▲ 백운석 정치행정부장
5·31지방선거가 3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광역·기초자치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등 지역일꾼을 뽑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우리의 지방선거는 95년 전면실시 이후 그동안 세 차례 실시됐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무책임한 공약들이 남발되었고, 발전적 정책에 대한 판단보다는 연고에 따라 투표를 하는 선거문화의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선거 출마자 공약 또한 지나치게 의욕만을 앞세운 나머지 비현실적인 장밋빛 공약과 이행을 검증할 수 없는 추상적 공약들이 많았다.유권자들 역시 출마자들의 정책과 공약들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경험과 훈련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매니페스토(manifesto)운동이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선거의 화두(話頭)로 급부상하고 있다.

매니페스토의 어원을 보면 라틴어의 손(manus)과 치다(fendere)가 합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매니페스토란 당선 후에 실현하고자 하는 정책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선거공약으로 정책강령, 정책공약을 말한다. 기존 선거공약과 다른 점은 매니페스토가 수치목표를 포함하고 있는 구체적인 정책플랜이란 것이다. 여기에는 정책별 구체적인 목표와 재원 조달, 임기 기간 내 실현에 필요한 로드맵, 실현을 위한 방법 등이 담겨 있다.

즉, 김모 후보가 임기 내에 시민휴식을 위한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약을 했을 경우 이를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 필요한 재원은 어디에서 조달받아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명기하는 정책집이 매니페스토이다. 유권자와 정당 또는 정치가 사이에 실현을 전제로 한 명확한 약속인 것이다. 매니페스토의 구성은 정당이나 정치가의 이념과 비전,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 정책,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실시 계획이다.

이념이나 비전이 빠진 매니페스토는 진정한 매니페스토라 할 수 없다. 영국의 블레어 총리는 1997년 있은 선거에서 매니페스토를 발표해 집권함으로써 매니페스토는 세계 각국의 정치권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 일본에서는 2003년 1월 기타가와 마사야수(北川正恭) 전 미에현(三重縣) 지사의 제안에 따라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구체적인 정책프로그램을 가지고 선거에 나서면서 로컬매니페스토의 전개라는 새로운 양상의 선거문화가 태동했다.

오는 5월 31일은 우리 정치사에 있어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인 민선4기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이다. 앞으로 4년간 지역을 이끌어갈 일꾼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인 것이다.지역의 경쟁력은 인물이 아니라 좋은 정책에서 출발한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지방선거에 나서는 각 당은 책임 있는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과 책임 있는 실천을 약속하는 매니페스토를 공개적으로 천명해야할 것이다.

후보자들 또한 새로운 지방정치시대를 열어 나가기 위한 알토란 정책과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여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5·31지방선거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매니페스토를 재삼 강조해 본다.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이 앞 다퉈 쏟아지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의 지방정치 수준이 한 차원 높아질 때 비로소 지방자치는 한층 성숙될 것이다.

또 이번 지방선거는 출마자와 유권자 모두가 책임지는 선거문화 풍토를 조성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특히 출마자들은 공약 이행과 평가를 유권자들과 서약하는 매니페스토를 발표해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고 장밋빛 청사진으로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후보자는 과감하게 퇴출시켜야 한다.

유권자들은 출마자들이 내놓은 각종 공약과 매니페스토 관련 정보를 꼼꼼하게 짚어보고 우리사회에 잔존하고 있는 각종 연고와 중앙정치의 바람에 휘둘리지 말고 책임있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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