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가 좋더라~”라는 유행가처럼…
진(Jean)이 잘 어울리고 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 김진곤씨(한밭대 교수)
“자유 입으니 의사소통 술술”
<대화> “청바지는 학생들과 대화할
한밭대 김진곤 교수(43·중국어과)는 청바지를 입는 교수님으로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의례적인 학교 행사를 제외하고 학생들과 만나는 수업시간에는 대부분 청바지를 입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는 이미 ‘교수계의 유시민’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다.
13여년간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수집한 청바지도 20여벌에 이른다. 80년대 학번으로 20여년이 넘도록 청바지 사랑에 빠져있었던 김 교수가 권위의 상징인 정장을 벗어버리고 청바지를 입기까지 일반 교수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직접적으로 질책하지는 않지만 원로 교수님들이 보시기에는 교수와 청바지는 어울리지 않은가 봐요.”
허탈한 웃음으로 청바지의 철학(?)을 펴는 김 교수는 ‘그냥 입고 다니기 편해서’가 아니라 청바지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대학교수라는 권위에 기대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서로 감성을 통하면서 지식을 전달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는 생각에 감성 코드로 ‘jean’을 선택했다.
김 교수는 “복장을 잘 갖춰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유스러운 마음으로 학생들에대한 열정을 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그가 맡고 있는 과목이 중국 문화와 중국 소설 등 토론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인 만큼 청바지는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적합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에게 청바지는 ‘젊은 학생들과 의사소통과 공감대를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은 외적 표현’이었다.
“나이를 먹
● 이윤표씨(앤비 BNX판매원)
“몸에 맞추니 개성연출 만점”
<패션> “진(Jean)은 마법의 옷이라고 생각해요.”
백화점 매장에서 진을 판매하는 이윤표씨(24)는 자타가 공인하는 진마니아.
“예전에는 진이라고 하면 ‘질기다’, ‘편안하다’라는 단어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진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섹스어필이 아닐까요” 라며 진을 멋지게 소화하기 위해서 이윤표씨는 꾸준한 몸매관리를 한다고.
“어느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진이지만 어떻게 입느냐, 어떤 체형이 입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며 그녀가 말하는 진의 매력은 “가장 편하게 입으면서 세련되고 멋지게 연출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진만큼 좋은 것은 없어요. 레이스 톱이나 배꼽이 드러나는 탱크 톱, 글래머러스한 반짝이 니트에 엉덩이가 착 올라붙은 듯한 진을 입고 하이힐을 신으면 남들이 저보고 섹시하다고 해요.” “헐렁한 티셔츠에 청바지를 받쳐 입는 방식은 구식”이라는 이씨는 ‘진과 운동화가 어울린다’는 고정관념을 가지면 ‘패션리더’가 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진정한 진마니아는 남녀노소를 불문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며칠 전에 흰머리가 히끗히끗 보이는 60이 넘은 할머니가 매장에 와 최신 유행 청바지를 사 가지고 갔어요. 바로 이것이 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같아요. 진은 나이에 상관없이 입을 때 젊어 보이는 마법의 옷이잖아요.”
● 조강희씨(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추억 뽐내니 젊음유지 절로”
<향수> “청바지를 입을 때마다 20대의 향수와 그리움이 밀려와 청바지를 좋아한다”는 조강희씨(44·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병원출근 때문에 주중에는 잘 입지 못하나 휴일에는 어김없이 청바지를 꺼내 입는다는 그에게 청바지는 20대의 향수와 같다고 털어났다.
“청바지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이 있을지언정 20대에 비해 변한 몸매와 취향에 맞는 마땅한 상품을 찾지 못했지만 40대는 무엇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가져야 한다”는 아내의 권유 때문에 그는 펑퍼짐한 아저씨 스타일의 청바지가 아닌 소위 ‘애들 취향’의 튀는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며 찢어진 청바지까지 자랑했다.
“20대에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옷을 입어 보았다면 40대에는 편하면서 세련된 옷인 진을 입게 돼요. 특히 청바지를 입을 때에는 화이트 셔츠나 진분홍색 슬림타이를 매거나 파스텔톤 니트로 아내가 연출해 주면 더없이 즐겁다”며 은근히 부부애까지 과시했다.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해도 괜찮을 텐데.” 가수DJ DOC의 노래처럼, “청바지를 입고 병원에 출근해 진료를 하는 것도 괜찮을 텐데, 아직은 환자들의 눈에는 청바지를 입고 진료하는 의사의 모습에 거부감이 있어 아쉽다”는 조씨는 진을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자신의 롱다리를 잘 드러내 주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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