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태 경제부 기자 |
양자가 “많은 사람을 동원했는데도 양을 찾지 못했느냐”고 묻자 하인들은 “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도저히 찾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갈래가 많은 길로 달아난 양을 찾지 못하고 잃어버리듯 학문도 중심을 찾지 못하고 이것저것 수박 겉핥기식으로 하다보면 진리를 얻을 수 없다는 의미로 비단 학문에만 국한된 말이 아니다.
대전시의 도시. 주거환경정비사업도 마찬가지다. 무려 190여 곳에 대한 정비사업 계획이 저마다 낙후된 환경을 개발하려는 의지를 담은 채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그 안에서도 ‘다기망양’을 찾을 수 있다.
당초 재건축이 설계됐지만 재건축에 대한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정부의 3. 3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하루만에 재개발로 방향을 선회하는가 하면, 한 구역에서는 수 개의 정비업체들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도 동네에 적합한 개발이 무엇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진행 중인 대전지역 재개발. 재건축 사업도 이에 못지않다.
조합 설립을 두고 비상대책위원회와 조합추진위원회 간 마찰을 빚는 것은 물론 정비구역지정공람 중에 또 다른 내용의 사업계획을 들고 나오는 실정이다.
도시. 주거환경정비사업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일이다. 결국 사업이 진행됨에 있어 주민들을 위한 공공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또한 확고한 개발의지 없이 개인의 사리사욕과 일부 정비업체의 이익창출을 가장한 ‘빛 좋은 개살구’가 돼서도 안된다.
아직까지 도시. 주거환경정비사업은 대전지역에선 낯설다. 이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도시정비사업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는 중심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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