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만든 금주(禁酒)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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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만든 금주(禁酒)법

  • 승인 2006-04-25 00:00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우리는 1920년대 미국에서 제정된 금주법(볼스테드 법안)이 미국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하여 전설처럼 들어왔는데 아마도 이 법은 인간이 만든 법률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법률 중의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이 법이 만들어진 직후 그 전해보다 술 매출액이 거의 2배 이상 갑자기 늘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 준다.

어떤 이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자신은 금주법이 도입될 때까지는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고. 이것이 바로 금주법이 당시에 미국민들에게 미친 영향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실을 무시한 법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해악이 어떤 것인지를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 금주법은 13년 간 시행되었는데 이 법을 시행함으로 인하여 입은 미국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이 법이 시행된 이유는 당시에 미국이 종교적인 성향이 강하였기 때문인데 ‘건전한 사고와 깨끗한 생활’이라는 캠페인으로 시작한 금주운동이 그 시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미국 역사상 최악의 상습 음주 시대를 만들고 말았으며 1920년대 미국 도시들에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조직범죄와 범죄 집단들의 폭력이 횡행하게 하였다. 그 유명한 범죄단체 두목인 알 카포네가 바로 이 금주법 시대의 산물인 것이다. 후버 대통령이 ‘고상한 실험’이라고 불렀던 이 금주법이 실제 ‘괴상한 실험’으로 종결되어 세계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난센스로 기록된 것이다.

사람들은 금주법이 발효 된지 얼마 되지 않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술을 구하기 시작했는데 부동액에서 향수에 이르기까지 수백가지나 되는 합법적인 상품에서 알코올을 추출하여 사용하였고 불법적인 밀주 제조는 물론 해외에서의 밀수입까지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술이 제조되고 공급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밀주의 제조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결과까지 낳았는데 1928년에는 4일 동안 뉴욕에서 부동액과 페인트에서 뽑아낸 알코올을 마시고 34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불법적인 밀주 제조와 유통은 범죄단체 조직들에 의하여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고 이에 따른 이권다툼으로 범죄단체들 간에 전쟁으로까지 표현할 수 있는 폭력이 횡행하였던 것이다. 더욱이나 이들은 술 판매로 인한 엄청난 이득으로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고 이로 인한 도박, 매음, 주류밀매점 등의 사회적 악습을 만연시켰던 것이다.

이처럼 금주법은 사회적 선을 이룬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악을 더 빨리 키워 놓았을 뿐이었던 것이다. 금주법이 한창 집행될 당시에 미국 재무성의 자료에 의하며 술로 인하여 연간 20억 달러의 소득을 올리던 산업을 막기 위하여 연간 25억 달러의 비용과 3000명 이상의 수사관을 고용했다고 한다. 특히 음주라는 폐습을 없앤다는 명목 하에 연방 수사관들은 법률을 가능한 한 확대 해석하는 바람에 일반인들의 희생까지 늘어갔다.

1932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의 공약대로 금주법은 폐지되었고 그처럼 문제 많던 어리석은 법도 종말을 고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할까? 사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며 특히 이러한 법으로서는 특히 대통령들이 그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또는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내세우면서 만든 법들이 대부분이다. 그 전형적인 예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그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유신헌법이었고 최근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혁신도시 등에 관련된 특별법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금주법이 미국민들을 폭음자들로 만든 것처럼 전국을 고루 잘 살게 하겠다는 법이 전국의 부동산 값만 25%이상 오르게 만들어 국토의 균형발전이 아닌 국토의 투기장화, 토지소유자의 부유화로 인하여 토지 없는 서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결국 양극화를 조장했으니 어리석은 법이라는 명칭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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