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 영어마을 공교육 연장선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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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감] 영어마을 공교육 연장선이길

  • 승인 2006-04-21 00:00
  • 이승규 문화체육부장이승규 문화체육부장
▲ 이승규 문화체육부장
▲ 이승규 문화체육부장
영어교육 과연 이대로 좋은가? 갑자기 화두를 던지고 싶다. 언제부터 그렇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영어에는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너도나도 영어를 해야한다는 데에는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영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생존무기로서 자리를 굳건히 했기 때문인듯 싶다.

영어는 분명 우리의 말처럼 의사를 소통하는 언어다. 부자와 서민을 갈라놓는 차별이 아님에도 자꾸만 차별로 다가옴은 잘못된 시각일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 국민이 영어에 중독이 걸린 것은 아닌지. 실제로 일부 계층에서는 중독을 넘어선 적어도 모국어 수준으로 느끼고 있을것이다. 그래서 일찍이 초등학생때부터 일주일에 두세차례 영어를 배우면서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돈을 들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건 결코 남의 동네 이야기도 아니다. 대전지역에서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이쯤되면 영어는 부자와 서민을 갈라놓는 장벽임에 틀림없다. 차라리 언어장벽이라면 덜할텐데 하는 생각이 꿀떡 같겠지만 현실에서는 빈부를 갈라놓는 사회양극화의 큰 장벽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 가운데 영어교육이 최근 더더욱 무섭게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초등생부터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이미 시작된 일이고, 이제는 영어로 수학이나 역사, 과학 등 교과과목을 가르치는 몰입교육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순간 이젠 영어가 모국어로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건가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래서일까 사방팔방을 돌아봐도 영어를 못하면 주눅부터 들게 만든다. 그리고 누군가 영어를 제법하면 곧장 부러움의 대상이다. 40대 중반의 필자에게서도 이 정도인데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어느정도일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우리말보다 영어를 더 우리말같이 해야하는 시대에서 단순히 언어의 장벽이 아닌 빈부의 격차를 고스란히 느껴야하는 영어교육. 아이들의 잘못이 아닌데 아이들이 받게될 충격은 상상외로 클 수밖에 없다. 영어연수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부모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때마침 지방자치단체가 그 대안을 내놓았다. 영어마을인 것이다. 학부모들이 현지 영어연수를 위해 들여야 하는 엄청난 비용부담문제를 해소하며, 제대로 된 교육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그야말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영어프로그램 개발에 나선 것이다. 또래와 어울리면서 딱딱한 교실수업이 아닌 편안하고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보다 쉽게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전국의 각 지자체별로 지역특성에 맞는 영어마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전지역도 마찬가지다. 얼마전에는 지역의 대학들도 영어마을 건설을 놓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영어마을에 대한 구체적인 효과검증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쨌든 출발은 여러가지 면에서 산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언어장벽 해소는 몰라도 영어교육을 놓고 적어도 부자와 서민을 갈라놓는 빈부에 대한 장벽은 어느정도 해소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다행히 좋은 소식도 들린다. 영어마을 파주캠프에서는 저소득계층 아이들을 무료로 초청해 영어에 대한 편견(?)을 다소나마 덜어주고 있는 듯 하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들은 아마도 이 순간 내내 행복했을 것이다. 아무런 부담없이 정말 마음 편하게 영어를 접했을테니까.

영어마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흑백의 시선으로 여러가지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필자의 바람은 오직 이 한가지다.

영어마을이 가정과 국가를 멍들게하는 사교육의 연장이 아닌 공교육의 연장선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의 진정한 이웃마을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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