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호 원자력硏 선임단장 |
인류미래위협 예방책은 원자력
미래성장 동력 체험 호기
지진해일 쓰나미가 태국 등 동남아시아 일대를 휩쓸고 간 지도 벌써 1년이 더 지났다. 2004년 12월 26일 동남아시아 해변을 삼킨 쓰나미는 한국인 관광객 등 무려 27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십억 달러의 재산 손실을 입혔다.
쓰나미는 지구의 날씨가 더 이상 우리의 친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프게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인류의 역사는 날씨, 나아가 자연이 주는 시련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었지만 최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이로 인한 기상 이변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이다.
통계에 따르면 20세기 들어 지구의 표면 온도는 섭씨 0.2도 상승, 지난 1000년간의 상승치보다 높았다고 한다. 온도 상승은 갈수록 가속도가 붙어 오는 2010년까지 섭씨 1도에서 3.5도 가량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같은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요인은 석탄과 석유 등 화석 연료를 태웠을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다.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앙이 세 가지 형태를 띨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물의 부족이다. 석유로 대변되는 화석 연료는 빠르게 고갈돼가고 있을 뿐 아니라 교토협약 등 전세계적 제약으로 마음껏 사용하기도 힘들게 됐다.
기온의 상승은 일시적으론 농업 생산량을 증대시키지만 가뭄과 해충의 증가로 장기적으로는 곡물 생산량을 큰 폭으로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물 역시 지구 온난화로 전체 강수량이 증가하더라도 통제하기 힘든 폭우로 식수와 용수는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지구 온난화가 불러올 끔찍한 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지만 에너지와 식량, 물의 삼중고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을 이미 찾아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해답은 바로 원자력이다.
원자력은 화석 연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을 뿐 아니라 식량 증산과 식수난 해결에도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방사선 조사를 통해 벼와 콩 등 작물의 품질을 높이고 수확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연구를 수년간 진행해온 끝에 최근 속속 그 결실을 맺고 있다. 방사선 융합 기술은 의문 투성이인 유전자 조작식품(GMO)과는 전혀 다른, 안전성이 검증된 기술이다.
원자력연구소는 또 원자력 발전에서 생긴 열로 바닷물을 담수로 바꿔 식수와 전력을 동시에 공급하는 일체형 원자로 스마트(SMART) 제작 기술을 자체 확립하고 실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구 상의 물 중 97%가 바다에 있는 만큼 스마트 원자로는 장차 닥칠 물 부족을 해결할 한가닥 희망의 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8%를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빈국이지만 지난 반세기 끊임없는 원자력 기술 연구와 이를 통한 에너지 생산으로 경제 입국을 이룰 수 있었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해 뛰고 있는 지금 원자력의 중요성과 잠재력은 여전하다.
원자력은 이제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일 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로부터 인류를 구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지는 ‘2006 원자력 체험전’은 미래 비전으로서의 원자력 기술의 모든 것을 한 데 모아놓은 자리다. 한번 둘러보면 일반인들이 원자력 하면 흔히 떠올리는 발전용 기술 뿐 아니라 생명공학(BT) 정밀공학(NT) 환경공학(ET) 등 원자력 기술의 응용 분야와 파급 효과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무료 행사인 이번 체험전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원자력 기술이 실제로는 우리 실생활에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원자력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임을 직접 체험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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