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염홍철 박성효 오영교 이완구의 문제?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중도시평] 염홍철 박성효 오영교 이완구의 문제?

  • 승인 2006-04-19 00:00
  • 김학용 편집부국장김학용 편집부국장
▲김학용 편집부국장
▲김학용 편집부국장
나는 이번 지방선거 후보감으로 강창희씨와 이인제씨를 주목했다. 그러나 대전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강창희씨의 경우 박성효씨가 후보가 결정되면서 불출마가 확정된 상태고, 이인제씨도 충남지사 출마 요구를 받긴 했지만 불출마가 기정사실화된 것 같다.

두 사람은 중앙 정치 무대에서 놀아본, 꽤 무게가 나가던(또는 지금도 그러한) 유력 정치인이다. 강창희씨와 이인제씨가 시·도지사에 출마할 경우 ‘지방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거취에 관심을 가졌다. ‘지방의 정치적 위상’이란 말 그대로 지방이 갖는 정치적 파워다. ‘중앙’과의 관계에서 ‘지방’의 위상이다.

지방자치가 시행되고 있고,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있지만 말만 자치(自治)일뿐 지방의 모든 것을 중앙이 쥐락펴락한다. 지방은 중앙정치의 꼭두각시 노릇을 아직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기간 중에도 온통 중앙 정당, 중앙 정치인들이 판치고 있다. 열린우리당 대표 정동영씨가 ‘지방의 부패’를 강조하고 있지만 부패로 치면 중앙은 지방의 수십 수백 배는 될 것이다. 한나라당의 공천 비리가 어디서 터졌는가? 지방선거에 한몫 잡으려는 ‘중앙 사람’들이 해먹으려다 들통난 것 아닌가?

지방자치 시대,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역량은 곧 지방의 위상이다. 그래서 특히 시·도지사는 국가 차원의 권리와 책임의 한편을 떠맡는 정치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물론 “지방자치에 꼭 정치인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는가, 오히려 그 반대 아닌가?” 하는 이론(異論)도 있을 수 있다. ‘CEO형 리더십’주창자라면 그 이론에 공감할 것이다. 정치권에서조차 ‘CEO형 리더십’을 원하기도 한다. 한나라당도 대전시장 후보로 삼성전자 사장을 영입하려 했었다. 먹고사는 ‘경제문제’에 관한 한 CEO형 리더십이 좋은 대안일 것이다.

그렇지만 지방이 여전히 중앙에 휘둘리는 상황에선 우선 지방의 힘을 키우는 게 필요하고, 단체장은 지방의 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게 정치적 리더십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특히 광역자치단체장인 시·도지사는 중앙에 맞서 투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정치적 파워를 갖춰야 한다.

어제 아침 대전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한나라당 충남지사 후보로 결정된 이완구씨가 출연, “도지사는 대통령과도 맞설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완구씨 본인이 정말 그러한 도지사가 될 수 있을지는,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알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그게 가능하려면 시·도지사 자신이 정치적 역량을 갖춰야 한다. 중앙 정당에 공천해달라며 목을 매야할 입장이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앙당 눈치를 보지 않고 소리를 질러댈 수 있어야 한다. 우리지역 후보감으로 거론된 사람 중엔 강창희씨와 이인제씨가 거기에 근접한 사람이다.

대전시장 후보로 결정된 염홍철·박성효씨는 이런 점에선 의문 부호가 붙는다. 충남지사 후보로 확정된 오영교씨도 중앙 관료의 경험을 가졌을 뿐 정치적 역량은 미지수고, 충남지사 후보로 이명수씨가 확정된다고 해도 그 점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관료 출신 후보라 해서 정치역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편견일 수 있고, 그들 스스로 정치적 역량을 키우지 못한다는 보장도 없으나 의문 부호가 먼저 붙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명실상부한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중앙의 권력과 맞서 싸울 투사(鬪士)형의 정치적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한 덕목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런 시기라고 본다. 이번 대전 충남 도지사의 후보군을 보면서 아쉬운 것은 그 점이다. 그러나 현재 1등이 없다면 누가 2등인지 살펴야 하고, 아니면 장차 누가 1등감인지 관찰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