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부활을 증거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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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부활을 증거하는 삶

  • 승인 2006-04-19 00:00
  • 이계창 도룡동 성당 주임신부이계창 도룡동 성당 주임신부
그리스도의 부활 자체를 목격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역사적 고찰의 대상이 아니다. 역사가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은 제자들이 이를 증언했다는 사실이다. 신약성경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증언만큼 일치되어 있는 것은 없다. 최후의 기록에 이르기까지 항상 그 절정은 동일한 사실,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1테살 1,10)에 대한 것이요, 사도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뵈었소”(요한 20,25)하는 사실이다.

그리스도교 이외에 그 어떤 종교도 그 창립자가 부활했다고 가르치는 종교는 없다. 그리스도가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했다는 이 사실은, 시초부터 모든 설교의 중심이요 모퉁잇돌이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요 기초는 그리스도 부활 신앙에 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코린 15,14)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있을 때, 여러번 죽었다가 3일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예언한 대로, 되살아나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라고 했고,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한 14,6)이라고 선언했다. 확실히 그리스도의 부활은 전 인류에게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가져다주는 복된 소식(복음)이다.

이제 몇 가지로 요약해 본다.
먼저 그리스도 부활 사건은 역사적인 사건으로서의 연구 대상이기 보다는, 신앙인의 신앙대상이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1) 그리스도 부활은 예수께서 살으신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삶이 실패가 아니라 대성공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2) 그리스도 부활은 예수 자신이 현존(現存)하신다는 것을 뜻한다. 그분은 2000여년 전에 이스라엘에서 살다가 이제는 사라진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어제도 오늘도 영원히 역사를 주관하시는 그리스도요 주님이시라는 것을 의미한다.

(3) 부활한 그리스도의 존재 양식은 우리의 존재 양식과는 다르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에 의해 제한된 삶을 영위 하는데 반하여, 부활한 그리스도는 시공(時空)을 넘어서 영원하고도 무한한 차원의 불사불멸의 세계로 옮겨갔다. 따라서 크리스찬이라면 누구라도 부활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죽음을 인생의 ‘끝남’ 으로 보지 않고, 영원한 세계로 넘어가는 디딤돌과 같은 돌파구로 확신한다.

(4) 부활한 그리스도는 언제 어디서나 현존한다. 그러나 그 현존양식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함으로써 우리에게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5) 그리스도의 직제자인 사도들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스승이 자기들 앞에 나타나는 것을 목격하고 그리스도 부활 신앙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와 같은 발현 현상이 없다. 그럼 어떻게 우리가 그리스도의 시공을 초월한 현존을 믿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스도 부활 신앙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신앙은 은총이다.

(6)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크리스찬은 철저하게 경천애인의 길을 걸으신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에 전적으로 투신해야 할 것이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돌아가신 그리스도처럼,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고난에 동참하는 각오까지 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할 수 있음은 부활하여 현존하는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굳게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이 땅에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거해야 하는 사명을 지고 있다. 이 길은 오직 하나, 복음정신에 투철하면서 이 사회를 구원하는 십자가를 주저 없이 지고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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