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자기존중 속에 꽃피는 이웃사랑

[교육] 자기존중 속에 꽃피는 이웃사랑

<예절교욱현장을 찾아서> 서천여고

  • 승인 2006-04-19 00:00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 356-17에 위치한 서천여고(교장 유순식). 서천군청 옆길을 따라 산등성이에 위치한 학교에 오르면 서천읍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64년 개교한 서천여고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서천여중과 함께 일반계 통합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서천여고의 학생수는 12학급, 350여명. 교육계의 화두인 교원평가제 실시에 따라 지난해 교육부 지정 교원평가 연구시범학교로 지정된 학교다. 인문계고의 특성상 대입을 위한 학력신장에 힘쓰는 가운데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예절 함양에 노력하고 있다.



소외계층 돕기 봉사활동 적극

예절교육봉사단



이 학교에는 지난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예절교육봉사단이 있다. 봉사단 학생들은 자신보다 어렵고 힘든 환경의 사람들을 도와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또 외롭고 힘든 이웃에게 용기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긍심을 키우고 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예절실천에 관심이 많은 학생 30명이 활동하고 있다. 월 1회 셋째주 토요일 오후에 단원들이 함께 모여서 윤한석 지도교사와 함께 봉사실천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금매복지원’과 ‘길산 사랑의 집’등을 찾아 노인들의 벗이 돼주고 노인어른들과 대화를 통해 예절을 실천하고 있다.

이 예절교육봉사단 학생들은 1학년때 입단하면 3학년때까지 활동하고 있어 선후배간 정이 끈끈하다. 평소에도 학생들은 선후배간의 정을 돈독히 하며 이 활동을 통해 나와 이웃과의 관계가 중요함을 배운다.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과 장애우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국 봉사활동에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기초적인 예절을 실천하고 배우고 있다.

1학년때부터 예절교육봉사단에서 활동했다는 3학년 이현아 학생은 “3년동안 독거노인과 장애우들을 도와주면서 나도 사회의 한 일원으로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활동소감을 피력한다.
전교생이 축하 ‘행복한 생일잔치’

자기존중의 날



이 학교는 올해 인성예절교육 특색사업 중 하나로 매월 생일을 맞이한 학생들을 축하해주고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도록 ‘자기존중의 날’행사를 갖고 있다.

이 행사는 매월 셋째주 토요일 4교시 학생자치조회때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 첫 행사때는 3월에 생일을 맞이한 38명의 학생이 전교생과 선생님의 진심어린 축하노래와 박수속에 학교 강당에 마련된 축하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이들 생일을 맞은 학생들은 교장선생님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학교측에서 전해주는 선물을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3월행사에 주인공 중 한명으로 참여했던 3학년 권지연양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생일날 미역국도 먹지 못했는 데 학교에서 생일축하를 해주니 기쁘고 나를 길러주신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등산도 함께… 사제간 情 돈독

사제동행 인성교육프로그램

서천여고는 다양한 사제동행을 통해 예절 인성교육을 실시해 교육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3월말에는 환경정리를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하며 사제간의 정을 돈독히 했다. 자율학습시간에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과 상담을 해주고 있다.

이렇게 학기초에 시작된 사제동행프로그램은 학교 정기고사가 끝나는 날 학급단합대회와 영화감상하기, 등산하기 등의 사제동행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서로의 벽을 허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교사들의 모습과는 달리 무슨 일이든지 포용하고 이해하는 교사들을 부모처럼, 친구처럼 생각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교사와 학생사이의 유대감은 평소 교사를 향한 진심어린 예절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사제동행프로그램은 사제간의 대화를 확대하고 예상되는 학생들의 고민거리를 미리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또 학생들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고 교사들이 갖고 있는 올바른 인성을 학생들에게 전수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의 기본예절을 함양해 주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짜 봉사확인서 우린 그런거 몰라요”

학부모봉사단과 함께하는 봉사활동



서천여고는 서천지역 학부모 96명을 중심으로 지난해에 학부모지도봉사단을 창단했다.
이들 학부모는 학생봉사활동 계획에서부터 인솔, 지도, 학생봉사활동 확인서 발급까지 일체의 과정을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가짜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은 그래서 이 학교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학부모들을 참여시켜 확인서 발급까지 그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봉사단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서천관내 복지시설, 아동시설, 장애인시설, 노인시설 등에서 실제 봉사활동이 이뤄진다.

서천여고 총동창회장이며 학부모지도봉사단 총단장이기도 한 백혜승 회장은 “기성세대들이 지난날 봉사활동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해 자녀들에게 올바른 봉사활동을 안내하지 못한 점이 있다”며 “학부모들이 지도봉사단 회원으로 정식 등록해 연수를 통해 우리학생들에게 건전한 봉사활동을 지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유순식 교장 인터뷰

봉사교육 활성화로공동체 의식 함양



“나를 소중히 여기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에서 예절교육은 함양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자기 존중의 날 등 다양한 예절교육 프로그램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키워주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천여고 유순식(52·사진)교장은 학교예절교육을 이같이 밝히고 예절교육 연계를 위한 동아리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유교장은 “인문계고의 경우 입시쪽으로 가다보니 기존 가정 과목에서 가르치던 예절교육 시수가 기술과목과 합쳐져 예절교육 시수가 줄어 어려움이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교육과정에서 학생봉사활동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유교장은 “우리의 전통예절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여학생들의 한복을 조사해보니 의외로 많은 여학생들이 한복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고유의 옷 등 전통덕목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바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졸업식날에는 졸업생 모두와 악수를 하고 동영상을 통해 졸업생 모두의 얼굴을 소개하면서 학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자기사랑을 심어주고 이웃사랑과 학교사랑 실천으로 예절교육 확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교장은 “아이들이 순박해 비행학생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의 품성이 좋아 학교분위기가 비행을 할 수 없는 환경이 비행학생 방지에도 큰 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순식 교장
▲유순식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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