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금치'가 그냥 '우금치'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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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금치'가 그냥 '우금치'가 아닌 이유

  • 승인 2006-04-18 00:00
  • 최충식 논설위원최충식 논설위원
지명
에 역사성이 붙으면 단순한 땅이름 이상의 의미를 생성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이런 시간과 공간의 불가분성을 '스페이스타임'이라는 개념을, 미하힐 바흐찐이라는 사람은 '크로노토프'라고 개념을 정립하기도 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공주시 금학동에 속한 '우금치(우금티)'도 그냥 고개이름이 아니다. 이 고개는 우금티, 우금고개, 우금치고개, 우금재, 비우금고개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 왔다. 사적 제387호인 이곳에는 동학군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위령탑이 서 있다. 우리가 이곳을 지나갈 때면 수운과 해월 선생은 물론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장수 등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그만큼 동학농민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곳 명칭을 '우금치'가 아닌 '우금티'로 바로잡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우금티기념사업회'에서는 명칭 변경을 문화재청에 요청하고 있다. 본디 우금치(牛禁峙)에는 옛날 소도둑이 많아 해가 저물면 소를 끌고 이 고개를 못 넘게 했다는 것을 유래로 삼는 등 여러 가지 전설이 깃들어 있다.

하지만 우금티가 순우리말이라면 이를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소와 관련된 전설이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이곳의 원 지명을 '윗곰티'로 추정한다. 옛 문헌에 한자 표기가 우금치(牛金峙)라는 표기가 심심찮게 등장해 이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여기서 '치'와 '티'를 국어학적으로 따지는 것이 큰 의미는 없다. '치(峙)'는 ''티(고개)'의 한자어 개념으로 높은 언덕 또는 가파른 고갯길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공주에서 논산 가는 길에 있는 '널(늘)티'를 판치(板峙)로, 반포 가는 길의 '마티'를 '마치(馬峙)'로, 청양 가는 길의 '한티'를 '대치(大峙)'로 바꾸어 쓰게 된 것도 이와 유사한 경우다.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사적지인 이곳을 '우금티'라는 순우리말 대신 일제가 한자식으로 '우금치'로 고쳤다는 데서도 기인한다. 이 문제를 좀더 확장하여 전국의 고갯길 표현인 '령(嶺), 재, 치(峙), 티, 고개'에 대한 통일안을 만들어 혼동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념사업회에서 강조한 대로 이는 맞고 틀리는 개념이 아닌 듯하다. 지명에 역사성이 붙으면 시간과 공간의 불가분성을 획득해 그 이상의 의미를 획득한다는 점에서 마치 '황산벌' 하면 계백장군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와 같다 할 것이다. 우금치(우금티)도 바로 그러한데, 역시 어학적인 접근보다는 역사성을 고려한다면 타당성 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우금티! 공주시 금학동에 위치한 우금치(사적 제387호)는 우금티, 우금고개, 우금치고개, 우금재, 비우금고개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곳을 지나갈 때면 수운과 해월선생은 물론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장수 등을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동학농민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곳 명칭을 '우금티'로 바로잡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우금티기념사업회'에서는 명칭 변경을 문화재청에 요청하고 있다. 본디 우금치(牛禁峙)에는 소도둑이 많아 해가 저물면 소를 끌고 이 고개를 못 넘게 했다는 것을 유래로 삼는 등 여러 가지 전설이 깃들어 있다.

하지만 우금티가 순우리말이라면 이를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소와 관련된 전설이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이곳의 원 지명을 '윗곰티'로 추정한다. 옛 문헌에 한자 표기가 우금치(牛金峙)라는 표기가 심심찮게 등장해 이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여기서 '치'와 '티'를 국어학적으로 따지는 것이 큰 의미는 없다. '치(峙)'는 ''티(고개)'의 한자어 개념으로 높은 언덕 또는 가파른 고갯길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공주에서 논산 가는 길에 있는 '널(늘)티'를 판치(板峙)로, 반포 가는 길의 '마티'를 '마치(馬峙)'로, 청양 가는 길의 '한티'를 '대치(大峙)'로 바꾸어 쓰게 된 것도 이와 유사한 경우라 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사적지인 이곳을 '우금티'라는 순우리말 대신 일제가 한자식으로 '우금치'로 고쳤다는 데서도 기인한다. 이 문제를 좀더 확장하여 전국의 고갯길 표현인 '령(嶺), 재, 치(峙), 티, 고개'에 대한 통일안을 만들어 혼동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치(峙)'는 '티'나 '고개'의 한자표기일 뿐, 특별한 구분의 의미는 없다. 기념사업회에서 강조한 대로 이는 맞고 틀리는 개념이 아닌 듯하다. 지명에 역사성이 붙으면 시간과 공간의 불가분성을 획득해 그 이상의 의미를 획득한다는 점에서 마치 '청산리' 하면 김좌진 장군의 항일 투쟁을, '황산벌' 하면 계백장군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와 같다 할 것이다.

1894년 11월 동학 농민군이 관군과 일본군의 연합군을 상대로 전개한 최후의 격전지였던 우금치(우금티)도 바로 그러한데, 역시 어학적인 접근보다는 역사성을 고려한다면 타당성 있는 주장이라고 보며 이에 대해 문화재청에서 긍정적인 검토가 있기를 바란다. 우금티! 이름만 들어도 천지가 개벽할 것 같은 이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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