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남대학교가 개교 50주년을 맞이했다. 1956년 대전기독학관으로 대학인가를 받아 1959년 정규 4년제 대학으로 발전, 대전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반세기에 걸쳐 기독교와 대한민국 교육이념에 준하여 인재들을 배출해 왔다. 무엇보다 올해는 미술대학이 출범하고, 지역 미술을 선도하는 중심을 견고히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1974년 미술교육학과, 1985년 회화과, 응용미술학과가 신설되어 무수한 미술인재를 배출하여 문화계, 교육계, 미술계에 두루 활동하는 전통성을 겸비한 것이다.
오늘날 대전은 과학도시와 행정복합도시를 실현하여 대한민국의 중심도시로서 그 역할을 부여 받았다. 오랜 국민의 숙원이기도 하였지만 전체적인 발전과 세계화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그 의도가 있기에 이뤄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모습을 뒤로하여도 대전이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과학도시를 실현하고 교육도시로서의 면모를 가진 교육기관이 산재(散材)함은 멀지 않아 그 뜻을 이루기에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그러기 위해선 지역미술교육 또한 21세기적인 모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세기 대표적인 작가 피카소가‘내 그림들은 모두 연구와 실험’이라하며 자신의 그림을 논리적 순서를 가진‘연구’즉 상상의 발현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한 것에서 보듯 현대미술이 과학적인 지식 탐구와 영감을 얻어 색채, 조형, 구조, 재료를 대상으로 한 ‘실험’의 성격이 강해지고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과학자들은 DNA 이중나선이나 프랙탈(fractal)과 같은 추상적인 상상을 구체화된 미술적 이미지로 생성하여 현실에 접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단편적인 것을 보았을 때 과학과 미술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그 해답을 갈구한다는 점에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이에 과학과 미술이 그 통찰력을 얻은 것과 이와 같은 상호교류관계를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미술은 그 발원부터 과학과 면밀한 소통을 해왔고, 과학의 이성적인 모채(母體)가 상상력에 기인(起因)하고, 그 상상력이 형상을 부여받게 되는 과정에서 미술이라는 조형적인 기술이 발아(發芽)를 이루는 것이기에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전이 꿈꾸는 과학도시와 풍요로운 도시를 그리기 위해선 미술교육이 물리적인 기술이 집약되어 문화과학도시, 살기 좋은 대전을 이루는 방향을 제시하는 한 방법이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전소재 대학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과학과 미술, 사회와 대학, 대학과 대학이 특성화된 인재양성과 활성화된 도시의 순환구조를 성립함에 그 역량을 다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남대 개교 50주년 기념 교수 작품전은 그 의미가 크다. 현재 미술교육의 일선에 있는 한남대학교 교수진의 작품을 직접 감상함으로써 미래 대전의 도시 모습을 상상하는 풍요로운 시간과,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17일부터 17일간에 걸쳐 대전 현대갤러리에서 교수 작품 130여점을 선보인다. <대전 현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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