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 ‘원자력 체험전’과 대한민국의 희망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사이언스 칼럼] ‘원자력 체험전’과 대한민국의 희망

  • 승인 2006-04-18 00:00
  • 한국원자력연구소 한봉오 홍보협력부장한국원자력연구소 한봉오 홍보협력부장
4월 들어 나라 안팎에서 두 가지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있었다. 국내에선 해저 송전 케이블 시스템이 원인 모를 고장을 일으키면서 제주도 전역에 2시간 넘게 전기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외에선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호주까지 날아가 연간 2만t씩 호주산 우라늄을 수입하기로 협정을 맺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두 뉴스는 실은 한 가지 키워드로 묶여있다. 에너지다. 자체 발전 시설로는 필요한 전력량의 절반 남짓 밖에 충당하지 못하는 제주도는 육지와 이어진 전선이 끊기자 순식간에 전기 없는 원시 세계로 변했다. 천혜의 관광 자원을 바탕으로 국제자유도시를 꿈꾸는 제주도가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전력의 안정적 공급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건 부끄럽다.

최근 수년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까지 불리게 된 중국은 세계 최대 우라늄 매장국 호주와의 협상 타결로 향후 수십년간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할 에너지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2004년 11월 현재 15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중국은 이로써 2020년까지 40기로 늘어날 원자로의 TMf 우라늄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두 가지 사건은 대부분 사람들이 존재를 잊고 사는 에너지가 여전히 국가나 개인에게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에너지 소비량의 98%를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총 전력 소비량의 40% 이상을 20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생산해내고 있다. 우리나라가 열악한 환경을 딛고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 국가 경쟁력 세계 13위의 경제 강국으로 올라선 데는 원자력이 기여한 바가 지대했다.

1970~1980년대 고도 성장기엔 원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대단했지만 요즘 원자력은 잊혀진 존재가 된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원자력 연구 개발은 지나간 과거의 신화가 결코 아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그리고 후손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돼야할 국가적 과제다. 원자력 기술은 이제 에너지 생산을 위한 발전소 건설 뿐 아니라 식품 의학 등 생명공학(BT)과 초정밀 나노공학(NT) 환경공학(ET) 반도체(IT) 등으로 적용 분야와 파급 효과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국민들은 안타깝게도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뜻깊은 행사가 마련됐다.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펼쳐질 ‘2006 원자력 체험전’이다.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서울 전시를 마친 뒤 오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으로 자리를 옮겨 대전 충청 지역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2006년 원자력 체험전’은 원자력 연구 개발의 중추인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원들을 비롯, 국내 원자력 종사자들이 지난 반세기에 걸쳐 흘린 땀의 결정체들을 한 데 모은 공간이다. 원자력이라면 거대한 발전소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방사선 기술을 이용한 고순도 화장품과 오는 2008년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를 타고 지구 밖으로 나갈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먹을 한국형 우주식품까지 다양한 전시물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직접 와서 관람을 하면 ‘아, 원자력이 이런 일도 하는구나’ 깨닫게 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줄 과학 강연과 원자력 연극, 마술쇼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무료 이벤트들도 준비돼있다.

‘2006 원자력 체험전’에서 원자력 기술 선진국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기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