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뿐 아니라 소외계층 돕기도 ‘적극’
쿠키 등 판매수익금 다시 봉사활동에 쓰여
대전시 서구 도마동에 위치한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 한울타리(원장 정운석)는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안과 밖을 연결해주는 곳이고자 합니다’라는 이념 하에, 지역 사회에 거주하는 만성장애인들을 위한 종합훈련시설이다.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약물 증상 관리교육, 생활 훈련, 여가활용 훈련, 직업 훈련 등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정신장애인들이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정신장애우 자원봉사단이란?
정신장애인 자원봉사단을 영어 약자로 MDV(Mental Disabled Volunteer)라 일컫는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정신장애인 자원봉사 활동을 활용해 정신장애인 스스로 지각하는 낙인감과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게 된다. 정신장애인 자원봉사자 활동은 정신장애인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능력을 증진하고 사회통합력을 향상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봉사단 활동
▲독거노인·저소득 장애인 세대 밑반찬 나누기=한울타리 정신장애인 자원봉사단은 지난 2004년 8월부터 현재까지 도마동과 변동에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과 저소득 장애인들에게 매주 수요일 밑반찬 배달을 해주면서 독거노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정서적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독거노인 위한 생일잔치=배재대 외식, 급식경영학과 학생들이 한울타리 회원들과 함께 대전 지역 내 생일을 맞은 독거노인 100여명에게 매월 1회 생일상을 배달해 노인들에 대한 정서적 지원과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소외 아동을 위한 사랑의 산타 만들기=정신장애인이 산타할아버지가 되어 소외된 아동들을 위해 직접 준비한 성탄 선물을 나누면서 따뜻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김장김치로 행복한 겨울나기=어려운 이웃들에게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제공하며 지역 공동체 의식과 사회 참여를 마련하고 있다.
▲지역환경개선사업 ‘고향길 만들기’=정신장애인들이 지역 사회 환경을 개선해 지역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사회 주민들이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도록 마을에 꽃을 심고 가꾸는 일을 하고 있다.
▲추석·설맞이 떡 나누기=고유명절에는 독거노인과 저소득장애인 세대들에게 송편을 나눠주고 타인에 대한 이타심과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있다.
직업재활 프로그램
▲쿠키나라=정신장애인중심기업 ‘쿠키나라’는 지난달 설립된 정신장애인 중심기업으로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한울타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일한 정신장애인 쿠키전문브랜드로서 직업재활교사를 포함해 정식직원 6명의 정신장애인이 근무하고, 기업으로서 상품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환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쿠키의 판매 수익금은 쿠키나라 직원 인건비와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된다.
쿠키나라는 지난달부터 오는 2007년2월까지 1년간 대전 전역의 독거노인 4200명과 요보호아동 8400명 등 총 1만2000명을 대상으로 판매가 3360만원 상당의 간식을 매월 1회 무료로 제공한다. (주)충남도시가스와 대전복지만두레와 협약해 쿠키 제작은 물론 배달까지 함으로써 정신장애인과 함께 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하고 소외된 독거노인과 결식아동들에게 물질적,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다. 쿠키나라는 특히 지역 주민과 타 기간에 무료 개방해 쿠키 제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에게 체험학습을 통한 교육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천연비누 제작 사업=한울타리는 직업의식을 고취시키고 직업 훈련을 목적으로 천연비누를 만들고 있으며 직업 훈련을 통한 자발적인 참여로 성취감과 자신감을 갖는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천연비누 원료를 사용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비누가 아닌, 천연 오일과 에센스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보습과 세정효과가 뛰어나고, 피부자극이 거의 없어 어린 아이와 아토피, 민감성 피부까지 사용 가능하다.
한울타리 관계자는 “정신장애인들이 직업 재활을 통해 개인의 기능 회복과 사회적 장애 환경을 타파하는 계기가 되고, 서비스 수혜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공자로서의 인식 전환이 가능해 정신장애 재활을 통한 사회통합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운석 원장에게 듣는다
“치료적 근로활동 통해 재활·자립까지 도와”
“대전시립정신병원에서 2년을 근무하다가 2002년 10월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인 ‘한울타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대전은 정신보건의 불모지나 다름없었기에 학창시절부터 관심 분야였던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일에 뛰어든거죠.”
정운석 한울타리 원장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전공을 살린데다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다”며 “일생을 정신장애인을 위해 몸바치고 싶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한울타리는 2002년 설립 당시만 해도 20명의 정신장애인과 사회복지사 3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50명의 정신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시설로 발전해 정 원장의 마음이 흐뭇하다. 이중 8명의 정신장애인은 쿠키 작업에 참여하고 나머지 장애인들은 비누를 만는다. 근로 장애인들에게는 활동시간에 따라 시급을 주는데 이들의 재활을 돕는데 효과적이란다. 정 원장은 이를 ‘치료를 통한 행동수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정신장애인이거나 정신과 의사의 의뢰로 한울타리를 찾게 되는 정신장애인들은 치료를 넘어선 재활과정을 통해 사회인으로 자립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정 원장은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과 일반인들의 편견외에 전문가들의 편견도 심각한데다 정신장애인들의 재활에 대해 성공적이고 긍정적인 모델이 없는게 문제지만 예전처럼 가둬놓고 수용하는 시설에서 벗어나 그들의 재활과 자립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 사회복지사가 하루 3시간씩 이들을 출퇴근시키는데 소요하면서 재정적인 여건 등에서 감당이 안돼 장애인들을 집에 다시 돌려보내야했을때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던 그다. 아직까지도 어려움이 많지만 후원자 300여명의 도움으로 중식도 제공받고 프로그램 사업도 도움을 받으며 국고보조와 사업수익, 자부담 등을 동원해 쿠키사업과 비누사업에 뛰어들어 그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정 원장은 “장애인들이 일반기업체에 고용이 쉽지 않으니까 쿠키나라처럼 작업장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고 일을 통해 독립하고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정신장애인들이 자원봉사활동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정신장애인들에게 편견을 갖지 말고 일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서로 편해진다”며 “한울타리를 통해 정신장애인들이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9년 경남 거창 출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학사, 석사, 박사 수료.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1급 ▲사회복귀시설 한울타리 대표 ▲쿠키 나라 대표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 이사 ▲대전시 정신보건심의위원 및 심판위원
▲정운석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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