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안내견 활성화 사업’이 되레 시각장애인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달 31일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와 ‘안내견 보급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지만 이에 대한 시의 예산이 전무한데다 정작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분양 신청기관에 대한 홍보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 특히 이번 협약이 구체적인 계획없이 대전시의 요청으로 올해 초 부랴부랴 이뤄진 점 등을 들어 선거를 겨냥해 급조한 선심성 행정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 역시 강하다.
실제 대전시 관계자는 신청 기관에 대해 당초 시각장애인연합회라고 떠넘겼다가 취재가 이뤄지자 대전시가 접수를 받는다고 말바꾸기를 했으며 홍보물 역시 시가 자체 제작한 것이 아닌 안내견 학교측에서 보내 준 스티커 2000매가 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가 추진하는 안내견 체험 일정도 ‘특정지역에 고정프로그램 설치가 어렵다’는 안내견 학교측의 입장으로 유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학교측에서 장애인들의 안내견 체험을 위해 한달에 두 번 문을 여는 ‘투어데이’ 참여에 대해서는 ‘장애인들 이동이 어렵다’는 행정편의주의식 발상으로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 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시의 요청으로 협약식에 참석한 이후로 안내견 분양에 대한 어떠한 통보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연합회는 분양 신청을 받고 있지 않으며 장애인들이 개인적으로 안내견 학교측에 문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전시가 현실성도 없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협약 체결로 홍보효과만 누리고 이후 관리에 대해서는 등한시한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시민 김모(여·36)씨는 “대전시가 예산은 물론 구체적인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 분양될지도 모를 안내견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장애인들의 표를 의식한 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안내견 활성화 사업이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사업이다보니 벤치마킹할 모델이 없어 우왕좌왕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보다 효과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당초 계획을 수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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