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사 막으려면 나무 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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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황사 막으려면 나무 심어야

  • 승인 2006-04-15 00:00
  • 윤영균 산림청 산림정책국장윤영균 산림청 산림정책국장
올해도 어김없이 황사주의보 소식과 함께 봄이 찾아 왔다. 황사(黃砂)는 아시아 대륙의 건조 지역, 황토 고원의 작은 모래나 황토가 바람을 타고 다니다가 땅으로 낙하하는 현상을 말한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아달라왕 시절(서기 174년) 흙비 ‘우토(雨土)’에 관한 기록이 있으며, 조선왕조실록에도 조선 명종 5년에 서울 뿐 아니라 지방에서의 관측 보고가 기록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산업화와 산림 개발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황사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한 우리의 국민적 피해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황사의 영향국인 우리나라는 이제 황사를 자연재해로 분류(자연재해대책법 제2조)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8일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을 뒤덮은 최악의 황사는 모처럼의 가족 주말 나들이를 망치고 항공기 결항과 반도체 산업 등 첨단산업시설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해마다 봄철이면 황사에 대한 국민행동 요령을 신속히 전파하고, 기상, 교육, 산업, 농축산, 질병 등 각 분야별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황사 피해 대책보다 더 확실하고 든든한 방법은 황사의 근본 원인인 사막화를 막기 위해 모래 위에 나무를 심고, 황사의 미세 먼지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숲을 가꾸어 나아가는 노력이 아닐까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 그루의 나무는 공기 1ℓ당 7000개의 먼지 입자를 감소시키고, 일곱 사람이 연간 필요로 하는 산소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농경지 주변의 방풍림은 농업 생산량을 크게 증가시킨다고 한다.

반면에 황사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를 평상시보다 13~27배나 높여, 호흡기나 안과 질환, 휴교사태, 정밀산업체 휴업 등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가져온다.

다행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국내적으로 생활권 주변의 학교숲, 가로수, 공원림 등 도시숲을 대폭 확충해서 황사로부터의 피해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UN 사막화방지 협약에 따라 황사대응 국제협력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중국 서부 지역의 사막화방지를 위하여 지난 5년간(2001~2005) 국제협력단 재원과 산림과학원의 조림기술 지원을 통해 감숙성 백은시, 내몽골자치구 통료시, 귀주성 귀양시 등 5개 지역 8040ha에 대한 조림을 실시했다.

또 ‘동북아산림포럼’, ‘환경운동연합’ 등 민간단체도 산림청 녹색자금을 통해 중국·몽골 사막화방지 조림, 국제 세미나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국의 사막화는 계속되고 있고, 몽골은 90%가 사막화의 위기에 놓여 있어 유엔은 2006년을 사막화 방지의 해로 정한바 있다. 또한 우리나라도 70년대부터 시작한 국민식수운동으로 산림녹화에는 성공하였으나, 도시지역의 숲 면적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최저기준(9㎥/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황사피해를 근원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지구환경보호 차원에서 사막화방지 조림과 국내적으로는 제2녹화운동으로서의 도시림 육성을 더욱 확대하여야 한다.

나무심기에 좋은 계절이다. 올해에도 푸른 생명의 도시를 만들고, 메마른 땅을 부드럽고 푸르게 만드는 그린 프로젝트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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