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하나가 되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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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하나가 되는 사랑’

전형적 ‘시한부 멜로’… 김수미 현영 감초연기 볼만

  • 승인 2006-04-14 00:00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연
▲
리지 주 연:최지우, 조한선


“사랑하면 할수록 살고 싶어져. 욕심인 거 아는데 자꾸만 살고 싶어져….”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여인은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안타깝고 서러운 눈물을 쏟아낸다. 전형적인 신파다.
‘연리지’는 시한부 멜로드라마의 전형성을 벗어던지려 노력한다. 김성중 감독은 “시한부 삶을 그린 멜로지만 최대한 무겁지 않게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전반부는 알콩달콩 사랑이야기에 현영, 김수미를 출연시켜 로맨틱 코미디로 꾸며진다.

사랑은 게임이라고 믿는 바람둥이 민수(조한선). 혜원(최지우)을 만나면서 진실한 사랑은 사람의 마음을 떨리고 아리게 만든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가 적극적으로 다가갈수록, 불치병 환자인 혜원은 자신 때문에 상처받을 민수에게 거리를 두려 한다.
남자와 첫 키스를 하다 수줍게 도망치는 등 장난기 넘치는 혜원, 최성국 서영희 커플의 코믹한 사랑이야기는 분명 신파의 전형과 거리가 있다. 전국을 돌며 찾아낸 촬영지들도 시한부 멜로드라마라기보다 로맨틱 드라마에 가깝게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만큼 더 삶을 사랑하고 한순간 한순간을 충실하게 살려는 혜원의 모습은 청순가련으로 일관하는 전형성을 충분히 덜어낸다.

신파를 벗어나려는 이런 노력들은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지 않다. 코믹과 신파는 물과 기름처럼 겉돈다. 민수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에서조차 초반의 껄렁껄렁하고 냉소적인 이미지와 후반의 헌신적이고 감성적인 이미지가 어긋난다. 혜원이 “고마워. 날 사랑해줘서”라고 독백하는 부분에 이르면, 초반의 활달한 이미지는 무너지고, 사랑을 받는 청순가련한 시한부 멜로의 전형으로 회귀하고 만다.

‘눈물 영화’의 한계인지, ‘불치병 코드’의 한계를 드러낸 건지, 아니면 둘 다 인지,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은 어렵게 들리는 제목 ‘연리지’는 두 나무가 자라면서 가지가 붙어 하나가 되어 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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