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일 기자 |
11일 오후 7시30분 대전역 광장에는 한미 FTA(Free Trade Agreement.한미자유무역협정)지와 스크린 쿼터 사수를 위해 농민, 영화배우, 시민단체 회원들, 민노총 지도자 등 3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촛불 의식을 갖고 결의를 다졌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 대표, 박춘호 민주노동당 대전시장 예비후보, 이용길 민주노동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의장, 영화배우 안성기, 영화제작자 이은, 임순례 감독 등은 한미 FTA는 ‘제2의 한일합방’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우리국민에게 상당한 피해를 미칠 것이라고 역설했다.
영화배우 안성기씨는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을 146일에서 73일로 축소시키는 스크린쿼터는 문화주권 침략으로, 우리나라 영화는 결국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씨는 “비단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미래와 관련, 너무나 위험스러운 부분들이 많아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힘을 모아 막아야 된다”고 강조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부는 한미 FTA에 대해 관세 철폐에 따른 수출 증대와 고용 창출, 내수 활성화, 금융 등 각종 서비스의 세계화, 시장 선점 효과 등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지만 수출 증대 못지 않게 수입도 증가하고, 비정규직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교육, 의료 분야 등 서비스의 계층화로 사회 양극화가 벌어지는 것도 우려되고 있다.
오는 15일 한국노총,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등 270개 진보진영 단체가 한미 FTA 저지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자 이에 맞서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각범 전 서울대 교수 등이 주축이된 ‘선진화정책운동’은 16일 ‘바른 FTA 실현 국민운동본부’를 발족시켜 저지운동본부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극도의 대립구도속에 사회 안정화는 요원하게만 느껴지는 집회 현장에서 현 정권 타도를 외치는 농민들의 주름진 얼굴이 서글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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