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생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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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생명 이야기

  • 승인 2006-04-12 00:00
  • 류기열 유성장로교회 목사류기열 유성장로교회 목사
봄이 오면 노란 잔디가 파란색으로 되살아나는 이야기. 앙상한 가지에 새싹이 돋고 잎이 피어나는 이야기. 죽은 것처럼 보이는 가지에 화들짝 피어나는 개나리, 목련화, 벚꽃은 신선한 생명의 신비와 충격으로 다가서는 생명의 이야기다. 마른 땅을 비집고 돋아나는 새싹들의 이야기는 모두가 풋풋한 새봄의 생명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여기 봄 냄새 가득한 생명의 계절에 영원한 생명 이야기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예수의 부활 사건 이야기다. 예수의 부활 사건은 신비한 생명 이야기다. 생명에는 세 가지의 신비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출생의 신비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출생이라는 생명의 신비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도대체 우유 몇 병 먹고, 음식 좀 먹는다고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라. 사람이 자고 있는 동안도 피가 온몸을 순환하며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성장한다는 것은 엄청난 신비가 아닐 수 없다.

또 하나의 신비는 죽음이라는 신비다. 죽음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이다. 남녀노소, 학식의 유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죽음 앞에서는 공평하다. 죽음의 시기도 죽음의 방법도 아는 이가 없다. 아무도 죽음을 피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가장 확실한 신비다.

여기 또 하나의 신비가 있다. 부활의 신비다. 예수의 부활은 씨앗이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신 혹은 영혼만이 영생한다고 믿는 영혼불멸의 이야기도 아니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환생의 이야기도 아니다. 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살아났다. 그러나 성경은 나사로가 부활했다고 말씀하지 않는다.

살아났다가 다시 죽어 무덤을 만든다면 그것은 부활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는 죽은 지 사흘 만에 살아나신 후 죽지 않으셨다. 다시 죽어서 무덤을 만들지 않으셨다. 예수는 분명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면서 무덤에 묻혔지만 살아나셨다. 다시 죽지 않으셨기에 빈 무덤을 남기셨다. 이것이 부활의 신비다. 빈 무덤이 예수의 부활을 증명하고 있다.

공자는 73세에 죽어 중국 청평양에 무덤을 남겼고, 석가모니는 80세에 죽어 인도 창수서당에 무덤을 담겼으며, 마호메트는 63세에 죽어 아라비아 메카에 웅장한 무덤을 남겼다. 그러나 예수는 무덤이 없다. 아니 무덤이 있지만 빈 무덤이다. 왜냐하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빈 무덤이 기독교의 시작이다.

예수의 부활이 없다면 기독교는 무너진다. 누구라도 기독교를 무너뜨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예수의 시신이 묻힌 무덤을 찾아내면 될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럴 수는 없다. 예수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예수의 부활과 빈 무덤은 기독교만의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역사학 교수였던 토머스 아널드 박사는 평생을 역사를 연구하고, 사실을 조사하고, 문헌과 유물을 고증하여, 역사의 사실여부를 밝히는데 보냈다. 그는 수많은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베푸신 역사 중에서 가장 분명한 역사는 예수그리스도가 죽으셨다가 살아난 사건이다. 인류 역사 가운데 이것만큼 분명하고 완전한 사실을 보지 못했다. 모든 역사 가운데서 가장 확실한 표적은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하신 사건이다.” 물론 너무 신비한 생명이야기 인지라 쉽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성급히 마음의 문을 닫으면 안 된다. 세상살이에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어디 부활뿐이겠는가?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의 행동이 다 이해되는가? 양말 뒤집어 벗어놓고, 치약 가운데를 꾹꾹 눌러 사용하는 것이 이해되는가? 자식들은 이해되는가?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이 많지만 그래도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은 사랑 때문이고, 믿음 때문이다. 믿어야 한다. 믿어야 부활의 신비가 이해가 되고, 내게 영원한 생명이 되고, 죽음을 이기는 능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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