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 우리는 모두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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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 우리는 모두 별이다

  • 승인 2006-04-12 00:00
  • 최인화(대전과학고 교감)최인화(대전과학고 교감)
‘우리 인간은 어디서 와서 어느 곳으로 가는 것일까. 이 아름답고 푸른 지구, 때론 혼돈스런 세상을 어떻게 해야 가치있는 삶을 사는 것일까.’

이러한 물음은 여느 철학자의 몫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절실하고 중요하다.‘만물의 영장’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성찰해 보아야 할 화두(話頭)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국립중앙과학관으로 우리 학교 학생들과 함께 명사초청강연회에 참석한 일이 있다. 펄사(Pursar) 연구로 우주물리학의 새 지평을 연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여류 천체물리학자 버넬 교수가 왔다. 그녀는 머나먼 지구 반대편을 돌아 한국에 와서 상기된 얼굴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른바 ‘우주 대폭발’(Big Bang) 이후 거대한 우주가 탄생했고, 바닷가 모래알처럼 수많은 별중의 하나‘지구’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버넬 교수는 호기심으로 가득찬 학생들을 향해 우주의 비밀과 수수께끼들을 털어놓았는데, 별은 헬륨과 탄소, 수소, 산소 및 질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기하게도 그것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인체성분과 다를 바 없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추론하건대, 우리 인간들은 모두 별에서 왔고 별과 같은 귀한 존재라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강연의 끝자락에서 버넬 교수는 큰소리로 “You are made of star stuff; 당신의 몸은 별과 같은 물질로 이루어졌어요”라고 외쳤다.

난 순간 옆자리에 앉아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자부심과 기쁨으로 얼굴이 환해지는 아이들의 모습들…. 우리 인간 하나 하나가 빛나는 별이라니…. 오랜만에 들어보는 기분좋은 말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 여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은하수의 모습에 탄성을 질렀고, 지평선 위로 하얀 궤적을 남기며 사라져가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던 추억이 있다.

알퐁스 도데의 아름다운 단편소설‘별’을 읽고서는 목동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스테파니 아가씨를 혹시나 별에서 온 사람은 아닐까 하였던 목동의 생각을 이심전심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그러므로 별은 예전이나 앞으로나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로서 영원히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이번 유명 천체물리학자의 감동적인 강연은 아이들에게 과학적 호기심과 탐구심 고취는 물론 인간 존재에 대한 자긍심과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을 키워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리라 본다.

광대한 우주에 별은 무수히 많지만 똑같은 것은 없다. 그 별은 서로가 거리를 유지하며 사랑의 빛을 던져주기에 스스로 존재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스스로 존귀하게 여기고 보다 높은 가치를 지향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서 나는 간절히 빌었다. 강연을 들었던 학생들 중에서 우주의 비밀을 명쾌하게 풀어주는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가 나와주기를….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한 시인 윤동주, 어린 왕자와 소혹성 B612호를 수채화처럼 그리다가 사라져간 생텍쥐페리를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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